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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보우 하사"… 신궁 코리아, 내친김에 金 쓸어가자 [파리올림픽]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31 18:16

수정 2024.07.31 18:17

양궁 '5개 메달 석권' 목표로
정식종목 채택 후 줄곧 정상에
女단체전은 36년 금빛 활시위
2일부터 혼성·개인 '각개전투'
3관왕 노리는 김우진·임시현
'맏형' 김, 명예회복 기세몰아
임, 국제대회 2회연속 金 기대
김우진
김우진
임시현
임시현
대한민국 양궁 선수단은 소위 '주몽의 후예'로 불린다. 양궁이 1988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대한민국 외에는 그 어떤 국가도 금빛 메달을 소유하지 못했다. 그것이 무려 36년 간의 일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남녀 단체전에서 3연패를 이룩했다.
양궁에 걸려있는 총 5개의 메달 중 이미 2개를 대한민국이 차지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기에는 너무 배가 고프다. 한국 선수단의 눈은 이제 남아있는 금메달 3개를 향하고 있다.

일단 대표팀의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김우진은 지난 7월 3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린즈샹(대만)을 6-0으로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전날 남자 단체전에서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김우진은 개인전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김우진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개, 올림픽에서 3개,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내 세계 최고의 궁사로 꼽히지만,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은 물론 혼성전까지 3관왕을 노리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춘다. 자연스럽게 임시현과 김우진이 동반 3관왕에 도전하게 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랭킹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4위에 그쳐 어떤 종목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김우진이 제대로 명예회복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임시현은 지난달 25일 펼쳐졌던 랭킹라운드에서 694점을 쏴 64명의 선수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오후에 열린 남자 랭킹라운드에서는 김우진이 686점을 쏴 역시 1위에 등극했다.

한국 양궁은 전통적으로 주요 국제대회 랭킹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에게 혼성전 출전권을 부여해왔다. 실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가려내려면 정성적 요소를 배제하고 철저히 정량적으로만 평가해야 한다는 대한양궁협회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임시현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 혼성전 금메달을 모두 휩쓸며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으로 우뚝 섰다. 이번에도 3관왕에 오른다면 국제 종합대회에서 2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전례 없는 업적을 남긴다. 김우진은 세계선수권에서 총 9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올림픽 무대에서는 리우 대회와 도쿄 대회에서 거푸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혼성전 우승에 모두 도전한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올해 월드컵 1차와 2차에 한 조로 출격한 바 있어 수월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활 솜씨를 뽐낸 한국은 5개 종목 모두에서 토너먼트 1번 시드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남녀 개인전에서 8강까지는 한국 선수끼리 대결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한국 선수들이 남은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좋은 조건이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김우진과 임시현이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가장 큰 라이벌은 역시 한국 선수들이다. 특히, 남자 대표팀의 이우석(결승전 10점 6개 퍼펙트)과 김제덕(결승전 10점 5개)이 김우진에게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엄청난 실력을 단체전에서 이미 선보여 소위 살벌한 내부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일 오후 11시43분, 여자 개인전 결승은 3일 오후 9시46분, 남자 개인전 결승은 4일 오후 9시46분에 각각 열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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