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1960년대 초,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200달러 이하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이후, 50년간 유례없는 고성장을 달성하며,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23년 약 3만3000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은행(WB)이 한국을 '성장 슈퍼스타'라고 평가하면서,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WB는 한국이 개방으로 경쟁을 촉진하고 인프라·기술·교육 투자로 생산성 높인 것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발전사는 모든 개도국의 '필독서'라고 제언했다.
최빈국→세계 10위 경제대국, 비결은
WB는 1일(현지시간) 한국의 성장 사례를 집중 조명한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중진국 함정'을 발표했다. 세계개발보고서는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특정 주제를 선정해 발간된다.
WB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중진국 함정'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WB는 "한국은 수출 장려를 통해 개방을 우선시하고, 글로벌시장을 활용해 국내 기업을 경쟁에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1990년에서 1997년까지 물적 자본이 GDP 성장의 60%를 견인하는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급속한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기술의 도입 및 R&D,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했다"고 분석했다.
위환위기마저도 기회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WB는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했다"며 "경쟁시장을 조성하고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높은 교육열…여성 노동참여율↑
한국의 남다른 교육열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WB는 "1950년대에 의무 교육을 시행하고 교육 예산의 80% 가량을 초등 교육에 투입해 10년 만에 취학률을 약 40%에서 90%로 높였다"며 "기초 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집약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었기에, 비교적 단기간에 한국은 고급 능력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었다"고 짚었다.
여성들의 높은 경제활동 참여율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1990년 한국의 1인당 GDP(구매력 평가 기준, PPP)는 2020년 인도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1990년 한국의 여성 노동 참여율은 약 51%였던 반면, 2020년 인도의 여성 노동 참여율은 30%였다.
WB는 "한국의 경제사는 일생 동안 높은 소득 수준을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중소득국가의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생산성 높은 기업 육성해야
WB는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이 중진국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진국 정부에 시장개방 등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키고, 고등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제고를 주문했다.
또한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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