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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동박, 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SK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 속도 및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전략으로 장기화되는 불황 파고를 넘는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동박을 생산하는 SKC은 올해 2·4분기 627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폭이 195억원 확대된 수치다. 매출은 4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소폭 증가했다.
분리막(LiBS)에 주력하는 SKIET도 올해 2·4분기 영업손실은 5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9.35% 감소한 617억원이었다.
이같은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 악화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 부진, 설비 가동률 저하, 고정비 부담 등이 영향을 줬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유의미한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고 우선 소진에 따라 가동률 및 수익성 회복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시황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중장기 사업 안정성 강화를 위해 SK 배터리 소재사들은 생산 목표와 투자 속도를 재설정하고 사업 리밸런싱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SKC는 올해 동박 시장 출하량 전망이 연초 대비 30% 가량 축소된 만큼 출하량 재설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자회사인 SK넥실리스의 폴란드 동박 공장 준공 및 가동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 유지한 SKC 부사장은 "현재 폴란드 1공장 건설은 90% 진행됐지만, 유럽 수요가 회복이 더뎌 가동 시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SKC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1600억 규모의 자회사 유상 감자도 실시했다. 지분 투자도 큰 폭으로 축소한다. SKC는 올해 말까지 미국 에너지 절감 솔루션 제품인 스마트윈도의 제조사 할리오의 전환사채(CB)를 총 867억원어치 취득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집행한 329억원에 투자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SKIET 역시 생산 능력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미뤄 온 북미 분리막 공장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미 대선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내년 1·4분기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SKIET는 우선 코팅 설비만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폴란드 신규 라인(PH2) 가동 시점 역시 내년 수요를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SKIET는 비핵심 자산 유동화도 추진한다. SKIET 관계자는 "5000평 규모의 청주 공장 매각을 위해 직접 매수자를 찾고 있다"며 "연내 계약이 목표"라고 전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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