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일(현지시간) 급등 하루 만에 폭락세로 돌아섰다.
미 경제 둔화 우려가 실적 개선 호재를 집어삼켰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이 아닌 지난달 말 금리 인하를 단행했어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투자 심리 위축 속에 반도체 종목들이 폭락했고, 나스닥은 2.3% 폭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500선이 무너졌다.
폭락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일비 494.82p(1.21%) 하락한 4만347.97, S&P500은 75.62p(1.37%) 급락한 5446.68로 미끄러졌다.
나스닥은 405.26p(2.30%) 폭락한 1만7194.15로 주저앉았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순환매수(로테이션) 핵심 지수 러셀2000은 3% 넘게 폭락했다. 68.32p(3.03%) 폭락한 2186.16으로 추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는 13% 넘게 폭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23p(13.63%) 폭등한 18.59로 치솟았다.
반도체 추락
반도체 종목들이 이날 기술주 폭락 방아쇠 역할을 했다.
딱히 악재는 없었지만 전날 폭등세 후폭풍이 거셌다.
전날 13% 폭등했던 엔비디아는 상승폭 절반을 반납해야 했다. 엔비디아는 7.81달러(6.67%) 폭락한 109.21달러로 미끄러졌다.
엔비디아 경쟁사 AMD도 11.94달러(8.26%) 폭락한 132.54달러, 브로드컴은 13.66달러(8.50%) 폭락한 147.02달러로 추락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홀딩스는 기대 이상의 분기 매출과 순익에도 불구하고 1회계분기 로열티 매출이 전망을 소폭 밑돌았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해 폭락했다. 암은 미 증권예탁원증서(ADR)가 22.66달러(15.72%) 폭락해 121.51달러로 후퇴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업체 퀄컴도 깜짝 실적과 함께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주가 폭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퀄컴은 16.95달러(9.37%) 폭락한 164.00달러로 추락했다.
M7 약세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M7 대형 기술주들도 흐름이 좋지는 않았다.
테슬라가 15.21달러(6.55%) 폭락한 216.86달러로 주저앉으며 엔비디아와 함께 6%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알파벳 낙폭은 크지 않았다.
MS는 1.24달러(0.30%) 내린 417.11달러, 알파벳은 0.78달러(0.45%) 밀린 170.76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과 아마존은 1.5% 넘게 하락했다.
아마존은 2.91달러(1.56%) 내린 184.07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기대 이상 실적에도 불구하고 5.5% 급락한 174.05달러로 더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정규거래를 3.72달러(1.68%) 하락한 218.36달러로 끝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0.7% 오른 219.98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매출은 5% 증가해 시장 전망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M7 가운데 유일하게 메타플랫폼스만 상승했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뒤 깜짝 실적에 힘입어 22.91달러(4.82%) 급등한 497.74달러로 올라섰다.
중동 전쟁 위기에도 유가 급락
국제 유가는 전날 폭등세를 뒤로하고 이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스라엘이 이날 하마스 군 최고 지도자를 지난달 가자 지구 남부 공습을 통해 제거했다고 밝히는 등 중동 지역 전운이 짙어지고 있지만 유가는 되레 떨어졌다.
하마스와 휴전 협상이 사실상 물 건너 가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 또 이란과 일촉즉발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 시장은 이날은 차분했다.
아직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실제 석유 공급이 줄어든 것도 아니라는 점이 유가 하락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이날 근월물 기준이 된 10월 인도분이 전일비 배럴당 1.32달러(1.63%) 하락한 79.5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60달러(2.05%) 급락한 76.31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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