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너지 공룡 된다더니..." SK이노에 냉랭한 증권가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3 06:00

수정 2024.08.03 06:00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뉴시스화상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에너지 공룡 기업'으로 탄생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주가는 엇박자다. 자회사 SK온이 부진한 실적으로 발목을 잡으면서 증권가도 잇따라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대비 2.71% 하락한 10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SK이노베이션은 10만원선에 갇히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SK E&S와 합병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에너지 공룡 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지만, 투자심리는 냉랭하다.


특히 기관 투자자가 거센 매도세를 보이며 주가를 누르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은 SK이노베이션 주식을 432억원어치 팔았다.

전날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망도 어둡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4분기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소폭 줄였지만 시장 전망치(2697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시장 수요가 둔화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K온이 발목을 잡으면서 증권가도 잇따라 눈높이를 낮췄다. 이날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주가 반등의 열쇠는 SK온의 회복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부문은 전 분기에 이어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주가는 여전히 배터리부문의 실적 개선 움직임에 좌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윤활유 부문의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수익성 기여에도 불구하고 배터리부문의 위축된 영업환경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배터리부문의 적자 장기화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을 통한 주가 재평가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진단이다.
합병에 따른 사업 및 재무구조의 성과가 도출 돼야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노우호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추진을 통해 사업 및 재무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2030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에너지 시장 격변기에 단기 성과 예측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 사측의 중장기 가이던스를 현 시점부터 주가 평가에 반영하기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성과 가시성이 도출돼야 투자심리 또한 바뀔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2차전지 수요 부진과 차입금 증가 등에 부진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SK E&S와 합병으로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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