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신유빈(8위·대한항공)이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꺾은 가운데, 당시 경기 도중 환복 요청을 한 히라노가 10분여간 자리를 비워 논란이 됐다.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20)과 맞붙었던 일본 대표 히라노 미우(24)가 여자 단식 8강전 도중 갑자기 환복을 요청하는 꼼수를 부린 이유에 대해 밝혔다.
신유빈은 지난 1일(한국시각)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히라노와를 상대로 7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신유빈은 경기 초반 세트 스코어 3-0으로 앞서며 히라노를 압도했다. 단 한 세트만 더 따내면 신유빈이 승리하는 상황에서 히라노는 갑자기 상의가 땀에 젖었다는 이유로 옷을 갈아입고 오겠다고 요청했다. 신유빈의 좋은 흐름을 끊기 위한 꼼수였다.
신유빈은 바나나와 에너지 젤을 먹으며 히라노를 기다렸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가운데 신유빈이 잔기침을 하고, 감독의 표정도 굳어지기 시작했다. 중계진도 당혹했는지 현장이 술렁였다.
히라노는 약 10분에 걸쳐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으며, 거짓말처럼 반전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서 흐름을 잡은 히라노는 세트 스코어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3-3으로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세트에서도 상대에게 먼저 10점을 허용하며 두 차례나 매치포인트에 내몰렸던 신유빈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결국 12대 11로 리드를 잡았고, 중계진까지 숨죽인 마지막 랠리에서 매치포인트를 따내며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이날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히라노는 경기 후 "0-3으로 지고 있을 때 이대로는 후회할 것 같아서 옷을 갈아입으며 마음을 다시 다졌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같았으면 세트 스코어 0-3의 지고 있는 흐름 그대로 패배했을 텐데, 오늘은 이길 수도 있을 정도로 따라잡았다. 마지막 1점을 잡지 못해 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탁구경기 국제 규정을 보면 '인터벌' 관련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 선수의 환복과 관련된 대목은 없다.
다만 ▲선수가 일시적, 우발적으로 경기를 못하게 된 경우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으나 어떤 경우에도 10분을 넘어선 안 된다 ▲심판의 판단이 상대에게 불이익을 끼치지 않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히라노 선수가 규정을 어겼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10분 가까이 끊어진 경기가 신유빈에게 불이익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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