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8월 상승 반전을 기대했던 코스피가 지난 2일 하루만에 급락했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예상보다 크게 다가오면서 추가 낙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1.49p(3.65%) 하락한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갑자기 제기된 경기 침체 내러티브에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 더해서 장 종료 후 발표된 실적들도 하방을 키우는 역할을 하면서 매수세가 실종된 투매가 목격된 것이다.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으면서 10년 국고금리가 3%를 하회했다. 주식시장은 그간 주도주 역할을 했던 반도체, 전력기기를 중심으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삼성전자(-4.21%), SK하이닉스(-10.40%), HD현대일렉트릭(-14.20%) 등이다.
7월 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예상치를 밑돌며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금리와 주가가 함께 하락하는 배경이 됐다. 이번주 발표된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2·4분기 실적과 3·4분기 가이던스도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금리가 주가를 함께 끌어내리고 있어 결국 금리 하락이 멈춰야 주가도 바닥을 잡을 수 있다"라며 올해 미국 10년금리 하단을 3.8%, 국고 10년금리 하단은 2.8%로 전망했다.
코스피가 전저점인 2700선을 하향 이탈함에 따라 경로 변경이 불가피하지만 현재 주가 레벨과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추격 매도의 실익은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라며 "외국인 선물 매도는 정점을 향하고 있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절반 이상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주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스닥100지수 선물 낙폭이 -2%에 달했고 다음주 예정된 이벤트들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은 조금 덜할 수 있지만 그만큼 회복 탄력성 또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그동안 종가 기준 올해 2월 이후 한 번도 뚫리지 않으면서 코스피의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20일선도 쏟아지는 매도 물량 폭탄에는 견디지 못하고 한순간 무너졌다"라며 "아직 바닥을 이야기하기 이르다면 다음 지지선은 200일선(2627.72pt)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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