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려 3체급의 선수 부족해 체급 열세 안고 뛰어
81kg 이준환과 143kg 프랑스 르네르가 소매 맞잡는 상황도
안바울의 엄청난 투혼 바탕으로 독일 꺾고 동메달 획득
허미미, 김하윤, 김민종도 승리 거들어
대한민국, 유도의 마지막 화려하게 장식
81kg 이준환과 143kg 프랑스 르네르가 소매 맞잡는 상황도
안바울의 엄청난 투혼 바탕으로 독일 꺾고 동메달 획득
허미미, 김하윤, 김민종도 승리 거들어
대한민국, 유도의 마지막 화려하게 장식
[파이낸셜뉴스]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혼성 단체 8강전 유도 경기. 한국은 대회 8강전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만나서 1-4로 패했다. 그런데 이 패배는 지극히 당연했다.
203cm, 139kg의 프랑스 무제한급 챔피언 리네르와 177cm, 81kg의 이준환이 서로 소매를 맞잡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유도에서 체급은 절대적이다. 이준환은 한판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무려 3체급을 극복한 엄청난 실력으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2020 도쿄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급·90㎏급·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70㎏급·70㎏ 이상급)이 참여하는 경기로써 4승에 선착하는 팀이 승리한다.
그런데 단체전 6개 체급 가운데 남자 73㎏급과 여자 70㎏급 출전 선수가 없는 한국은 '체급 공백'과 싸워야 했다. 여기에 전날 90kg급 이상의 김민종도 인대를 다쳐 나설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체급을 무시한 대한민국의 저력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제대로 발휘되었다.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73㎏급에서, 여자 63㎏급 김지수(경북체육회)는 여자 70㎏급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도 한주엽(하이원)을 대신해 90㎏급에서 싸웠다. 반면 독일은 모든 선수가 개인전과 비교해 같거나 낮은 체급 선수들과 상대하며 엄청난 신체적인 우위를 점했다.
김민종(양평군청)은 전날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다친 무릎을 끌고 출전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은 모든 열세를 딛고 3년 전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한 독일을 무찔렀다.
첫 주자로 나선 이준환은 신체적인 열세 속에 모로돌리기와 안오금띄기에 각각 절반을 내주고 한판패했다. 이후 여자, 남자 최중량급 간판 김하윤과 김민종이 차례로 나와 승리를 가져왔다.
김하윤은 여자 70㎏ 이상급 경기에서 38초에 허리돌리기로 절반, 51초에 곁누르기로 절반을 합쳐 한판승했다.
남자 90㎏ 이상급에 출전한 김민종은 인대부상을 딛고 2분 45초에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낸 뒤 종료 5초를 남기고 세로누르기로 나머지 절반을 채우며 기적을 연출했다.
네 번째 주자 허미미(경북체육회)는 원래 자신의 체급인 여자 57㎏급에서 위누르기로 수월하게 한판승했다. 원래 체급에 나서는 허미미에게는 적수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체급 차이를 딛지 못한 안바울, 김지수가 연달아 패하며 스코어는 3-3이 됐고, 이후 골든스코어 경기로 이어졌다.
승부를 가를 골든스코어 경기의 체급은 추첨 결과 남자 73㎏급으로 정해졌다. 이 체급의 안바울은 불과 몇 분 전 자신보다 약 6㎏ 무거운 이고어 반트크와 9분 38초의 혈투를 벌인 끝에 패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바울은 다시 씩씩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고 5분 25초 끝에 반칙승했다. 앞선 패자부활전에서도 4승째를 팀에 안겼던 안바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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