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대한민국과 슛오프 가지마라, 무조건 진다… 그것이 총이든 활이든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4 07:30

수정 2024.08.04 14:03

여자 사격 25m 권총 양지인 / 사진 = 뉴스1
여자 사격 25m 권총 양지인 / 사진 = 뉴스1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대한민국이 이번 대회 슛오프에서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이며 총·활에서 무려 7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하고 있다. 양궁은 우리 나라 외에는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가 없고, 사격에서는 중국에 이어서 대한민국이 금메달 3개로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총과 활에서는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하며 주몽의 후예, 이순신의 후예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대한민국은 사격에서 3개의 금메달 중 2개의 금메달을 슛오프에서 땄다.

슛오프끝에 홈팀 프랑스를 꺾고 25m 권총 우승을 차지한 양지인 / 사진 = 연합뉴스
슛오프끝에 홈팀 프랑스를 꺾고 25m 권총 우승을 차지한 양지인 / 사진 = 연합뉴스

양지인(21·한국체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와 슛오프를 벌인 끝에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33-33 동점에서 금메달을 가리기 위한 10번째 시리즈에 돌입한 양지인과 예드제예스키는 나란히 4발을 쏴 37-37 동점이 됐다. 권총 25m 결선의 슛오프는 한 발씩 쏘는 게 아니라, 5발의 시리즈를 모두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양지인은 슛오프에서 5발 가운데 4발을 맞혔고, 오히려 예드제예스키가 흔들려 1발을 맞히는 데 그쳤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 진출한 반효진이 중국 왕위팅과의 슛오프 끝에 마지막 슛을 쏘고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 역대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은 우리나라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 사진 =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 진출한 반효진이 중국 왕위팅과의 슛오프 끝에 마지막 슛을 쏘고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 역대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은 우리나라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명중했던 반효진(16·대구체고) 역시 슛오프를 거친 끝에 웃었다. 결선에서 줄곧 선두 행진을 벌이던 반효진은 막판에 9점대를 연달아 쏘면서 황위팅(중국)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발인 24번째 사격에서는 9.6점을 쏘는 등 갑자기 영점이 흔들렸다. 그러나 반효진은 흔들리지 않고, 단 한 발로 운명을 결정하는 슛오프에서 침착하게 10.4점을 쏴 10.3점에 그친 황위팅을 제쳤다.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 = 뉴스1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 = 뉴스1

이는 사격뿐만이 아니다. 양궁에서도 마찬가지다. 극적인 슛오프는 대한민국과 중국의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나왔다. 한국은 중국과의 슛오프에서 전훈영이 10점, 남수현이 9점, 임시현이 10점을 쏘며 27점에 그친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혼성 단체전에서도 슛오프가 나왔다. 임시현·김우진은 2일 혼성전 16강전에서 대만의 레이젠잉, 다이여우쉬안에게 슛오프 끝에 5-4(37-35 39-37 36-38 38-40 <20-19>)로 단 1점차이로 이겼다.

결승전 나서는 김우진-임시현도 16강전에서 대만을 슛오프끝에 단 1점차이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 사진 = 연합뉴스
결승전 나서는 김우진-임시현도 16강전에서 대만을 슛오프끝에 단 1점차이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 사진 = 연합뉴스

대한사격연맹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큰 경기에 강한 선수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대표 선발전에 결선을 도입했다. 양궁연맹은 이런 상황을 상정해놓고 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선발전의 성적을 최우선시해서 선수를 선발한다. 10개의 금메달을 딴 레전드도 선발전에서 부진하면 가차없이 빼버린다. 나이가 어리든 많은 상관없다.
나이불문 실력만으로 뽑힌 선수들이 반효진, 오혜진, 남수현, 전훈영 등의 선수들이다.

양궁과 사격은 결국 마지막 한 발이 우승과 준우승을 결정한다.
그 상황에서 10점을 쏠 수 있는 강한 심장과 정신력. 그것이 다른 나라는 절대 따라지 못하는 대한민국만의 근성이고 비결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