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블랙먼데이 공포’ 미국發 경기침체..K-증시 ‘밸류킬’ 우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4 16:35

수정 2024.08.04 20:15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단기 조정 불가피 전망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65% 내린 2676.19에 장을 마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65% 내린 2676.19에 장을 마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자주체별 거래실적(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
투자자구분 거래대금
개인 1조8653억4712만원(순매수)
외국인 -9979억2508만원(순매도)
기관합계 -8703억9776만원(순매도)
(자료 : 한국거래소(8월 2일 기준))

[파이낸셜뉴스] 미국발 경기 침체(Recession) 공포가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어 '블랙 먼데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 27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최근 한달 간의 고점(2891.35) 대비 최대 10%까지 낙폭이 예상되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조정 국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 ‘공포지수’ VIX 29.66..52주 최고치
4일 한국거래소 및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최근 2거래일 연속 급락한 가운데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일(현지시간) 23.39까지 치솟았다. 전 거래일보다 25.82% 급등한 수치다.

CBOE에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을 측정하는 VIX는 주가와 반대로 움직여 ‘공포지수’로 불린다.
VIX가 장중 29.66(52주 최고치)까지 올랐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주가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증시와의 동조화 현상 때문이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 7월 실업률이 4.3%까지 상승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3.8%까지 급락했고,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는 고점 대비 각각 -5.7%, -7.4%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VIX지수가 저점에서 평균 상단까지 상승하는 과정에서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가 평균 6%, 8%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지수의 하락 정도는 과거 평균적인 공포 국면 진입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이제 막 미국에서 경기 침체 논란이 시작됐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리는 동안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만 높아질 수 있다”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루 3% 이상 급락했던 사례를 통해 보면 코스피 회복에는 2개월 시간이 소요되고, 3개월 정도에는 급락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코스피 ‘딥 밸류’
외국인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은 국내 증시에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 2일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합쳐 99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200선물도 1조8922억원 순매도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은 지난달 11일 이후 급락세가 반복돼왔다”며 “수급적으로 보면 미국 빅테크 기업의 급락과 맞물려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선물 매도까지 대규모 출회된 만큼 ‘딥 밸류(Deep Value·극심한 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역시 유가 급등을 불러와 증시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중동 전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아직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러 있지만 전쟁 분위기가 다시 고조될 경우 유가 상승 근거가 될 리스크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코스피지수는 고점 대비 10% 내외의 낙폭을 가정해 2600까지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도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잔존한 가운데 미국 경기 둔화와 중동 불확실성이 중첩되면서 주가 약세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코스피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면서 하방이 열리는 불리한 환경에 직면한 만큼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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