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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열흘은 더 폭염"...'사상 최악' 폭염 대처법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5 05:00

수정 2024.08.05 05:0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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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장마가 끝나고 푹푹 찌는 한여름이 시작됐다. 낮엔 폭염으로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쉽고 밤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며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2일까지 전국에서 674명의 온열질환자가 보고됐다. 이중 대다수인 368명(54.5%)이 낮 시간대(12시~17시)에 온열질환이 발생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30%를 차지했다.

야외 작업장이나 논·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한 환자가 559명(82.9%)으로 실내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장시간 고온, 수분부족하면 '일사병(열탈진)'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땀 안나고 구토하면 '열사병'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운동한 뒤 근육 경련 생기면 '열경련'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줘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1리터 물에 소금 한 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더위에 실신한다면 '열실신'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될 경우 노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피부 빨갛고 물집 생기면 '일광화상'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이를 일광화상(日光火傷)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간다. 직사광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일광차단제(선크림)를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것이 좋다. 예방이 최고지만 일단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하도록 한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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