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폭락장에는 리스크가 가장 큰 자산이 가장 크게 무너진다. 리스크가 컸던 가상자산 시장이 '블랙 먼데이'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7.31% 하락한 5만215.6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18% 이상 하락하며 5만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전일 대비 12.63% 하락한 734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2월 26일 이후 최저치이다.
갑작스러운 폭락에 비트코인의 시총은 하루만에 1400억달러(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지난 4일 1조2000억달러였던 비트코인의 시총은 이날 1조600억달러까지 추락했다.
전문가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뭔가 딱 떨어지는 분석이 없어서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털어놨다.
전 세계의 경기침체 우려가 가상자산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 세계 자산시장의 표면장력이 깨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금리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일본이 금리 인상을 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달러 대비 엔화가 강세 보이면서 닛케이지수도 아시아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알트코인 시장은 더 심각하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2.18% 하락한 2266.20달러(코인마켓캡 기준)를 기록 중이다. BNB(-19.99%), 솔라나(-18.37%), 리플(-17.93%) 등 알트코인 시총 상위 종목들도 비트코인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점유율)는 56.43%를 기록하며 지난 2021년 4월 4일(56.8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락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단기적인 특정 이벤트가 아니라, 전 세계 펀더멘털 자체가 좋지 않아서 전 세계 자산시장이 하락장에 들어선 것"이라며 "단기적인 이벤트 때문에 급등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 시장은 하향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코인거래소 코빗의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예측,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 결과 등을 보고 있었는데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으면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라며 "폭락세가 길어질 거라는 예상을 할 근거는 없지만 변동성이 강해질 수 있어서 주의 당부 드린다"라고 전했다.
다만 임민호 연구원은 "한 달 전 뉴스만 봐도 경기가 고용지표가 견고해서 금리 내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의 경기침체 우려는 과도하다"라며 "지표 자체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대선 전망에 따라 조금씩 변동성을 줄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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