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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2차전지 되나"... AI주 급락에 불안한 투자자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6 17:02

수정 2024.08.06 17:02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사진=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급등했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고점을 찍고 폭락했던 2차전지주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8.83% 하락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4.87% 상승한 16만3700원으로 마감해 전일의 낙폭을 일부 회복했우나 지난달 11일의 52주 신고가(24만8500원) 대비로는 34% 넘게 빠진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대표적인 AI 수혜주다.
AI 열풍을 이끈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면서 올해 상반기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한 달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한미반도체 주가도 같은 기간 32.83% 떨어졌다. 이날은 4% 넘게 올랐으나 지난 6월 14일 장중 19만62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전력주도 일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24일 장중 37만4500원을 찍었던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2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주 만에 25%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LS일렉트릭 역시 같은 기간 27만4500원에서 16만8100원으로 38.76% 떨어졌다.

투자자들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폭발적 상승률을 보이다 하반기 급락했던 2차전지주와 흐름이 유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0대 투자자 김민지씨는 “지난해 7월 2차전지를 샀다가 이후 급락해 아직까지 물려 있다”며 “지난달 SK하이닉스를 주워 담았는데 그래프가 비슷한 흐름으로 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 이모씨(58)는 “최근 엔비디아가 급락하면서 AI 관련주를 대부분 청산했다”며 “2차전지주는 수급으로 끌어올렸다면, AI 관련주는 실적이 나온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올랐다는 판단에 팔게 됐다”고 전했다.

AI 관련주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은 제각각이다. 한편에서는 2차전지주처럼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시설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지난해 2차전지가 꺾인 이유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높아진 주가에 대해 고평가 논란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AI 역시 시장이 기대한 만큼 수요가 늘지 않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지금은 밸류에이션 조정 시기로 당분간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대신증권 신석환 연구원은 “낙폭이 큰 AI 및 HBM 관련 종목의 일부 반등이 기대된다”며 “AI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AI 시설투자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주와 AI의 근본적인 다른 점은 숫자”라며 “AI 관련주는 숫자로 밸류에이션을 증명하고 있는 만큼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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