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에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
중국 허빙자오에 2대 0 완승
방수현 이후 역대 두번째 金
22세에 '절대 1강' 적수 없어
중국 허빙자오에 2대 0 완승
방수현 이후 역대 두번째 金
22세에 '절대 1강' 적수 없어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빛 스매시를 내리꽂았다. 대한민국 선수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건 28년 만이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배드민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은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 승리를 거뒀다. 안세영은 지난해 8월 1일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래 현재까지 53주 연속으로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안세영은 1번 시드로 8강에 직행한 뒤 천적으로 불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6위)를 8강에서 꺾은 뒤 4강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8위)에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이어 카롤리나 마린(스페인·4위)의 기권으로 결승에 진출한 허빙자오까지 격파하며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다. 생애 처음이었던 2020 도쿄 대회에선 천위페이(중국·2위)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이다. 복식을 포함해도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한국 배드민턴에서 16년 만에 나오는 금빛 스매시다. 또 배드민턴이 1992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이다.
경기 초반은 약간 불안했다. 초반부터 허빙자오에게 공격을 허용하면서 3-5까지 뒤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세영의 현란한 헤어핀, 드롭샷, 하이클리어, 그리고 양 코너로 들어가는 날카로운 스매싱이 어우러지며 순식간에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첫번째 리드를 잡아내는 순간이었다. 안세영의 가장 큰 장점은 그물망 같은 수비력과 체력이다. 안세영은 허빙자오의 드롭샷과 푸시 공격을 모조리 받아내며 상대의 범실을 유도했고 결국 21-13으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두번째 게임도 안세영의 페이스로 진행됐다. 안세영의 끈질긴 수비에 상대는 기가 질렸다. 계속 범실이 나오며 5-2까지 앞서 나갔다. 게임 중반 허빙자오가 추격에 나서며 경기는 12-11로 다시 팽팽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빠르게 네트 앞을 점령하며 한 타이밍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어느새 점수는 19-14로 바뀌었다. 남아있는 점수는 단 두 점. 안세영은 특유의 드롭샷과 헤어핀으로 상대를 휘저으며 금메달을 완성시켰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에서 최정상을 차지하면서 배드민턴 그랜드슬램도 이룩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절대 1강'을 구축한 안세영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탄탄대로를 달릴 전망이다. 2002년 2월생인 안세영은 앞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전성기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여자 단식 세계랭킹 20위 이내에서 안세영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안세영은 지난 2019년 18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톱10에 들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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