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명 가운데 3명은 미 경제가 침체 상태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 침체가 꽤 오래 지속됐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인들의 카드 부채는 157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역시 13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경기침체 이어지고 있다" 답변 60%
6일(현지시간) 인베스토피디어에 따르면 선구매 후결제 업체 어펌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 60%는 미국이 오랫동안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잘못된 믿음의 근거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생활비 압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압박으로 인해 미 경제 자체가 침체 상태에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친지와 가족들이 돈 문제로 불평을 하고 있고, 친지들이 지출을 줄이거나 신용카드 부채를 연체하고 있는 것도 미 경제가 침체 상태라고 판단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미 경기침체가 지난해 3월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1년은 더 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70% 가까이는 인플렌이션으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다고도 답했다.
어펌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많은 이들이 미래 저축 가능한 규모, 지출 등 미래 재무 계획을 재고해야만 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공식적으로 미 경제는 2020년 이후 경기침체를 겪은 적이 없다.
경제학자들의 모임으로 경기 침체를 공식적으로 규정하는 곳인 전미경제분석국(NBER)에 따르면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은 경기침체를 경험하지 않았다.
NBER은 경기침체를 "심각한 경제활동 위축이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확산되는 것"으로 규정한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정의하는 일반적 경기침체 정의와 다르다.
사상 최대 카드 빚
미 경제가 비록 공식적인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삶이 이전에 비해 팍팍해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가계 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2분기 1조1400억달러(약 157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사이 270억달러, 5.8%가 늘었다.
미 신용카드 부채는 2021년 이후 증가세다.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율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0일 이상 카드 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7.2%에서 올해 2분기 9.1%로 뛰었다. 2011년 1분기에 기록한 9.7%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 90일 이상 카드 빚을 갚지 못하는 장기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5.1%에서 7.2%로 1년 사이 2.1%p 뛰었다.
특히 18~29세 청년층 카드 장기 연체율이 10.5%로 가장 높았다.
뉴욕 연방은행은 이들 청년층 상당수가 2000년대 후반 대침체기에 노동시장에 발을 들였다면서 그 부정적 여파가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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