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밤중 길 잃은 90대 국가유공자 구한 집배원.."누구나 그런 상황이면 도왔을 것" [따뜻했슈]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7 10:58

수정 2024.08.07 10:58

산청우체국 소속 단성우체국 정세영 집배원/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연합뉴스
산청우체국 소속 단성우체국 정세영 집배원/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밤중 길거리를 헤매던 90대 국가유공자가 집배원에 의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6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국민신문고에 '칭찬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칭찬 민원이 올라왔다.

칭찬글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우체국 소속 단성우체국 정세영 집배원(주무관)으로 정 집배원은 지난 6월12일 진주역 인근을 방황하던 이창수 옹을 발견했다.

6·25전쟁과 월남전에 해병 신분으로 참전한 국가유공자인 이창수 옹은 경남 사천 소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서울에 가겠다"며 택시를 타고 진주역에 간 뒤 역 인근을 배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옹의 딸 이정실씨에 따르면 치매 증세 초기인 이 옹은 진주역에서 2시간가량 방황하며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헤매던 이 옹을 산책 중이던 정 집배원이 발견했다. 그는 이 옹의 가족에게 연락하고, 인근 커피숍으로 데려간 뒤 가족이 도착할 때까지 보살폈다.

이 옹의 딸 이씨는 "서울에 사시는 아버지께서 제가 사는 사천에 오셨다가 병원 입원 중 갑자기 사라지셨다"며 "가족들이 사천 시내를 돌며 아버지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주역 앞은 아직 개발 초기라 어두컴컴한 곳이라 아버지가 거리를 헤매다 탈진해 쓰러져도 아무도 몰랐을 텐데 다행히 친절한 집배원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인사를 전했다.


한편 부사관으로 근무했다는 정 집배원은 평소 군인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어르신이 쓰신 모자가 국가유공자가 착용하는 것이어서 눈에 띄었다"면서도 "누구나 그런 상황이면 도와드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