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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시대 진정 갔나···ISA서도 ETF·채권이 ‘4할’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1 13:35

수정 2024.08.11 13:35

ETF 편입 비중 1년 새 12%p 상승
채권도 2.5%에서 7.4%로 약 3배 뛰어
하지만 공모펀드 비중은 1.6%에 불과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간접투자 시장에서 일반 공모펀드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나 채권에 그 자리를 내주는 양상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중개형 ISA에서의 공모펀드 편입비중은 1.6%로 집계됐다. 1년 전(1.8%)보다도 0.2%포인트 낮아졌다. 주식형이 국내외 합산 1.1%로 그마나 높았고, 혼합형(0.3%)과 채권형(0.2%)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주식 편입비중 감소세도 뚜렷했다. 월간 단위로 보면 지난 2022년 2월 이후 줄곧 50%대를 유지했던 수치가 지난 1월 39%로 축소됐고, 2~6월에도 4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원금손실 사태를 겪은 주가연계증권(ELS), 그와 유사한 파생결합증권(DLS)의 합산 비중도 6.6%에서 절반 수준인 3.0%로 떨어졌다.


반대로 ETF의 비중은 이 기간 18.6%에서 30.7%로 12%포인트 넘게 뛰었다. 다만, 국내주식형은 14.5%에서 6.9%로 낮아졌고, 해외주식형은 4.1%에서 23.8%로 급증했다. 채권 비중 역시 2.5%에서 7.4%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ETF와 채권을 합친 비중은 38.1%에 이른다.

펀드 투자자들이 ETF로 상당수 넘어간 결과라는 분석이다. ISA에선 공모펀드도 온라인으로 매수할 수 있으나 이미 위탁매매 계좌에서 ETF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다른 플랫폼에서도 같은 상품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투자중개형 가입자 가운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용도가 높은 20~30대가 57.2%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익률 저조로 자산배분 대상 중 하나로 취급하지 않게 된 영향도 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가 최근 1년 동안 제공한 평균 수익률은 1.86%(5일 기준)에 불과하다. 폭락장을 반영하면 -8.37%(6일 기준)로 내려간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펀드 시장의 추가 이미 ETF로 기운 데다 편입종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그 중에서도 해외 투자형과 채권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ISA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상장주식 등에 투자하려면 고객이 직접 모델포트폴리오(MP)에 따라 상품을 고르는 신탁형, 금융사에 운용을 맡기는 위임형이 아니라 증권사를 통해 개설하는 투자중개형을 골라야 한다.

손익통산 등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다. 가령 ISA에선 A상품에 투자해 1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B상품에선 100만원의 손실을 봤다면 과세표준은 900만원에서 비과세 혜택(200만원)을 제외한 700만원이 된다.
일반계좌 투자시 수익(1000만원)이 고스란히 과세대상액이 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의무가입 기간 3년을 지켜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비과세, 분리과세라는 이점도 주어진다.
투자수익금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초과분에 대해선 9.9% 세율이 적용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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