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수석대표 유선협의
대북제재 감시기구 목표기한 처음 밝혀
"러 거부권에 전문가 패널 종료됐지만
대체 메커니즘 연내 발족 협의 가속화"
내년 차기보고서 공백 없도록 서둘러
다만 '우방국끼리 감시'라 실효성 의문
제재 위반국 중러는 전문가 패널도 불신
[파이낸셜뉴스] 한국·미국·일본은 7일 유엔(UN·국제연합)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기구를 연내 발족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사라진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대체하는 기구이다. 올해 안에 가동시키려는 건 매년 작성돼왔던 대북제재 위반 보고서를 공백 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다.
조구래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위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유선협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 차단을 위한 전문가 패널 대체기구 연내 발족에 뜻을 모았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주요 자금원인 ‘불법 사이버 활동·해외 노동자 파견·불법 해상환적 등을 통한 정제유 밀수’ 등을 차단키 위한 노력을 배가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북한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무는 종료됐으나, 한미일 3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알리기 위한 대체 메커니즘 설립 및 연내 발족을 위해 관련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 대체기구 논의는 지난 4월 알려졌지만, 한미일 정부 차원에서 올해 안에 발족한다는 목표 기한을 밝힌 건 처음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무력화를 막기 위해 조속히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외교가에 따르면,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미국대사가 4월 대체기구 구축을 처음 밝혔을 때부터 한미일은 연내 가동 목표를 공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패널의 마지막 보고서가 4월 제출된 만큼 대체기구가 올해 안에는 가동돼야만 내년에 차기 보고서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연례보고서의 공백을 메우는 것만으로는 대북제재 무력화를 막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실질적인 주체는 중국과 러시아인데,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도 불신했던 중러가 한미일을 비롯한 우방국끼리 마련한 보고서를 신뢰할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최근인 지난달 1일에도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러시아대사는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담기 북러 무기거래 정황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부인하며 “대북제재를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제재가 영원할 순 없다”면서 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 3월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전문가 패널 임기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전문가 패널이 매년 내놨던 대북제재 위반 정례보고서에 불편함을 드러내왔다. 지난해부터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따른 무기거래도 포함돼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끝내 전문가 패널 임기연장안을 폐기시키기까지 이른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임기 만료 하루 전인 4월 29일에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서 발견된 러시아가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이 북한산임을 확인한 내용을 담은 마지막 보고서를 안보리에 보고했다. 사라지기 직전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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