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 세번째 올림픽
韓 육상 트랙·필드 첫 메달 도전
"한국 최초 기록 세우겠다" 포부
韓 육상 트랙·필드 첫 메달 도전
"한국 최초 기록 세우겠다" 포부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이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을 시작했다.
수영의 김서영과 함께 우리나라의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공동 기수를 맡은 우상혁은 7일 오후 5시 5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리는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출전 선수 31명 중 최종 12위 이내 들어야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
우상혁은 남자 경보 20㎞ 최병광(삼성전자),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국군체육부대)와 더불어 단 3명 뿐인 한국 육상 선수단의 선두주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m26을 넘어 예선 탈락한 우상혁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2m35를 돌파해 트랙과 필드 종목을 통틀어 역대 한국 육상 올림픽 최고 순위인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는 우상혁은 파리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린다.
도쿄 올림픽을 거치며 우상혁은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했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그가 세운 한국 육상의 역사적인 이정표는 계속 늘었다.
세계가 우상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올림픽 시상대가 꿈의 목표다. 자리가 한가운데라면 더할 나위 없다.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해미시 커(뉴질랜드), 저번 해리슨·셸비 매큐언(이상 미국), 그리고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등이 경쟁 상대다.
세계육상연맹은 우상혁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주목할 선수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지만, 우승 후보로는 꼽지 않았다. 우승 후보로는 장마르코 탬베리, 무타즈 에사 바르심, 해미시 커를 지목했다. 탬베리는 6월 로마 유럽선수권에서 올 시즌 1위 기록인 2m37을 넘고 우승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스타드 드 프랑스에 모일 관중들의 함성은 외향적인 탬베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남자 높이뛰기는 전반적으로 기록이 저조하다. 2m31 이상을 뛴 점퍼가 총 7명에 불과하다. 이중 한 명은 세계육상연맹의 제재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러시아 소속의 다닐 리센코(2m33)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올해 2m33을 넘었다. 탬베리(2m37), 커(2m36), 해리슨(2m34), 매큐언(2m33), 바르심(2m31)이 우상혁과 함께 올해 기록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운을 뗀 세계육상연맹은 우상혁을 저본 해리슨, 셸비 매큐언(이상 미국) 등과 함께 '관중을 즐겁게 할 쇼맨'으로 묶었다. 우상혁은 이번 올림픽에는 '센강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나서는 기분 좋은 경험도 했다.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된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이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 단 두 명 뿐이다. 두 개의 메달은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트랙&필드에서는 아직 한국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온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에 우상혁이 걸어가는 길은 말 그대로 새 역사다.
우상혁은 "난 늘 최초의 기록을 갈망한다"며 "올림픽에서도 한국 육상 최초 기록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은 3주간 대한체육회가 파리 인근에 마련한 사전 캠프인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결전을 사흘 앞둔 지난 4일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결전의 날을 기다려 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