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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욱의 탈모 백과사전] 탈모약을 먹어도 머리카락이 빠진다? 쉐딩 현상 바로알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0 07:00

수정 2024.08.10 07:00

[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모제림성형외과 제공
모제림성형외과 제공

탈모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머리카락이 나기는 커녕 있는 모발마저 빠지는 경험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탈모치료 시작 후 오히려 모발이 탈락되는 상황을 ‘쉐딩(shedding) 현상’이라고 한다.

탈모인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쉐딩 현상은 의학 용어는 아니다. 저절로 떨어진다는 의미인 쉐드(shed)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쉐딩 현상은 흔히 탈모약을 복용한 대략 3주 무렵부터 2~3개월까지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빈도가 높은 시기는 치료 후 4~6주 사이다.

머리카락 탈락은 모발 주기와 관련 있다. 머리카락의 일생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로 나뉘고, 이 가운데 성장기 기간은 약 5년 정도 지속된다.
성장이 멈춘 퇴행기는 약 2주 가량이며, 모발이 가늘고 약해진 휴지기는 사실상 생명이 다한 상태이다. 이후 3~4개월 동안 두피에 붙어있는 휴지기의 모발은 자극을 받으면 힘없이 빠지게 된다.

쉐딩 현상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바로 휴지기의 모발로 전체 머리카락의 10% 안팎이다.

탈모 치료약은 도포제인 미녹시딜 뿐만 아니라 경구용인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등이 포함된다. 모든 탈모 치료제는 쉐딩 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특정 성분만이 치료 과정에서 모발을 탈락시키는 게 아니다. 모발재생 치료나 모발이식 수술이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비슷하다. 모발이식 수술 때도 주변의 머리카락 탈락을 막기 위해 탈모 치료제를 복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쉐딩 현상이 발현되는 비율은 30% 내외이다.

약효 반응이 강하거나 휴지기 모발이 많은 사람은 머리카락 탈락이 눈에 두드러질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리 없이 잔잔하게 모발이 빠져 여느 때와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탈모 치료제는 두피 환경을 개선하고, 모낭에서 모발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모발이 자라기 시작할 때 기존의 휴지기 모발이 탈락된다. 두피 조직이 이완되고 모공이 확장되면서 약한 모발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게 된다. 탈모 치료 과정에서는 수명이 다한 모발만이 탈락한다. 탈모 치료제 복용과 함께 줄기세포 항산화제 레이저치료, 주사치료 등을 병행하면 모발 성장이 촉진되어 쉐딩 현상 빈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당장 나타나는 모발 탈락을 원하지 않는다면 전문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모발의 수명과 성장속도가 다르다. 쉐딩 현상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탈모 치료 초창기의 모발 탈락은 부작용이 아닌 자연스런 과정이다. 쉐딩 현상은 오히려 약리작용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쉐딩 현상을 보인 환자는 치료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기간은 대부분 1개월 이내다. 탈모 치료를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발이 자란다. 쉐딩 현상이 3개월까지도 발생하는 점과 모발 성장 기간을 감안한다면 신생모는 치료 시작 4개월 이후부터 자라기 시작한다. 이 기간이 치료 효과를 가시적으로 느끼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쉐딩이 일어나지 않는 치료제가 없을까. 이는 우문이다.
새로운 모발이 자라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늘고 힘없는 머리카락이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머리카락은 기존의 생명을 다한 머리카락이 탈락한 자리에 다시 자라난다.
쉐딩 현상은 모발이 살아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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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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