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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시점, 실기하지 않게 철저한 준비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9 13:47

수정 2024.08.09 13:47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기준금리 인하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침체된 국내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금리인하 단행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미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도 가팔라지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는 주장도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논란으로 고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유지돼왔다. 이에 따른 내수 침체와 중소기업과 가계의 금리 부담 등 부작용도 컸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 논쟁을 수면 위로 본격화할 때가 됐다.

당장 국내 금리 인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에선 인하 목소리가 대세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지난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다음 달이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될 것이란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9월 인하설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예상되는 금리 인하폭도 주목할 대목이다. 연내 금리 인하 폭에 대해 0.50%포인트 전망을 넘어 0.75%포인트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최소 한 차례 이상의 '빅 컷'(한 번에 0.50%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제한 것이다.

국내의 금리인하 요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미국과 다르다. 일단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라 한미간 금리격차를 좁힐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한국의 금리인하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다만 국내 경제 여건이 문제다. 극심한 내수침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돼야 한다는 절박감이 인하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금리를 속히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내적으로 민간 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된다면 가계 소비여력과 기업 투자여력이 크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통해 하방압력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의 수출 지표는 양호한 반면 내수침체는 악화일로라는 점에서 내수 활력에 힘을 불어넣는 게 거시경제 안정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반드시 언제 어느 시점에 내려야 한다고 못박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 여전히 물가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공존하고 있어서다. 각종 대외 악재가 국내 물가와 경제성장률에 미칠 리스크도 가벼이 여길 순 없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물가 상방압력 및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지 못한 채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확실한 점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실기할 경우 거시경제에 미칠 충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에 발목을 잡는 요인들을 최소화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묘안들을 찾아야 할 때다.
가령, 부동산 시장 불안정은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등 규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못할 것도 없다. 아울러 금리인하가 내수 회복의 마중물이 된다면 경기활력의 선순환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극도로 경직된 금리 결정의 태도에서 벗어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택을 실기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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