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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이엠비디엑스가 채혈로 췌장암 등 주요 8개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캔서파인드’ 제품을 보유했지만 유사 제품을 보유한 기업 대비 시가총액이 저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간 시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캔서파인드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을 봤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체생검 1위 기업 가던트헬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장암 1개를 허가 받아 시총이 2배 오르며 5조원에 달했다. 반면 아이엠비디엑스는 시총 2000억원대로 국내 유사기업인 지노믹트리(4000억원) 대비 절반이고 미국 이그젝트사이언스(14조원)에 비하면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SK증권 허선재 연구원은 "아이엠비디엑스는 캔서파인드의 적용 암종을 8종에서 20종으로 확대하고, 비용구조 개선으로 가격을 100만원에서 크게 낮출 것”이라며 “약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액체생검 기반 암 조기진단 시장에 본격 침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암 액체생검 전문기업이다. 액체생검이란 조직검사가 아닌 혈액이나 골수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암을 검사할 때 보통 조직생검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 등을 활용하지만 불편하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혈액만으로 암을 정확히 검진하는 기술(액체생검)이 점점 트렌드가 되고 있다.
보유 제품으로는 암의 정밀진단 및 치료에 활용하는 프로파일링부문에서 '알파리퀴드 100' 및 '알파리퀴드 HRR'이 있다. 또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발 모니터링 하는 디텍트부문에 '캔서디텍트'가 있고 다중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스크리닝부문에 '캔서파인드'가 있다.
캔서파인드는 일반인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암 조기진단 제품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혈액 안 극미량 존재하는 암 유전자(DNA), 메틸레이션, 복제수를 종합 분석해 암 유무를 판단한다. 한 번의 혈액 검사로 대장, 위, 간, 췌장, 폐, 유방, 난소, 전립선 등 8개 암종의 조기진단 검사가 동시에 가능하다. 평균 암 검진 정확도(민감도)는 86%, 암 위치 예측 정확도는 84%에 달한다.
최근 가던트헬스의 제품인 ‘쉴드’도 미국 FDA로부터 암 스크리닝 서비스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실드는 혈액에서 대장암과 관련된 변화를 감지하는 비침습적 혈액 기반 선별 검사 제품이다. 미국 FDA에서 대장암 1차 선별 검사 옵션으로 혈액 검사 제품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의료 공급자가 검진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다른 모든 비침습적 방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쉴드는 혈액을 통해 대장암을 약 83%의 정확도로 진단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쉴드의 경쟁제품으로 2014년 미국에서 출시된 이그젝트의 대장암 조기 진단키트 '콜로가드'가 있다. 콜로가드는 출시 첫해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매년 120만~13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가드는 분변을 받아 유전자(DNA)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민감도가 87~92%에 달한다.
FDA 통과로 가던트헬스의 주가는 15달러에서 35달러로 2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부터 성장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의료 파업으로 간단히 암을 검사할 수 있는 캔서파인드 제품 수요는 늘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현재 국내, 유럽, 남미, 동남아 등 글로벌 23개국에서 사업 중이다. 해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TSH 바이오팜 등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테크와 협업하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 관계자는 “이미 대만의 경우 반응이 좋은 상황이고 협업하는 고객사 등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 판매를 준비 중”이라면서 “앞으로 인력 강화 등을 통해 해외 수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표적인 선도업체인 그레일(Grail), 이그젝트사이언스 등 1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들과 본격 경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암 재발 탐지 시장의 선도업체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나테라(Natera)의 경우도 시총이 17조원에 달한다.
허 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암 재발탐지 플랫폼인 캔서디텍트를 통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암 재발 모니터링, 항암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암 재발 확률이 30%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캔서디텍트는 맞춤형 유전자 패널 검사를 통해 기존 영상검사의 한계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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