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학업계 불황에 솟아날 구멍은?..."살 길은 고부가뿐"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2 08:00

수정 2024.08.12 08:00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파이낸셜뉴스] 끝 모를 불황에 국내 화학업계가 친환경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으로 점차 중심축을 옮기며 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과잉 공급되고 있는 범용 제품 대신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들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4분기 범용 합성고무 생산라인을 친환경·고부가가치 설비로 교체하며 스페셜티 매출 비중을 60% 넘게 늘렸다. 특히 현재 강도가 우수한 고기능성 합성고무인 EPDM의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 7만t의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LG화학도 올해 2·4분기 고부가 합성수지(ABS) 수요가 증가했다. 이 외에도 특화 제품으로 CJ제일제당과 손잡고 바이오나일론 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나일론은 내구성이 높고 마찰에 강해 섬유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활용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용 필름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네오펜틸글리콜(NPG) 등의 비중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도 상반기 매출의 60% 가량이 고부가 제품으로 구성됐다. 태양광 필름 등에 쓰이는 고부가제품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가 지난해부터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올 들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엔진오일 첨가제 등으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인 고반응성 폴리부텐 제품은 전 세계에서 3개사만 생산이 가능한 특화 제품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 상반기 범용제품인 SM(스티렌모노머) 여수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기초소재부문 임원 감축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기초화학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 첨단소재는 점진적으로 볼륨을 확대해 2030년 매출 8조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범용 제품으로는 맞서기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고부가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사업의 지속 성장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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