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윤희근 경찰청장이 제23대 경찰청장의 직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윤 청장은 "치안의 총수라는 과분한 영예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경찰의 대표로서 어깨가 무거웠다"고 밝혔다.
33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9일 퇴임한 윤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아쉬움과 회한이 없지 않았고 통증과 쓰라림도 있었으나 성취와 기쁨이 더 컸던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청장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 논란, 이태원과 오송 참사, 모두가 놀랐던 이상동기 범죄 발생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이슈와 쟁점이 쉼없이 이어졌다"며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할 거란 냉소도 있었고, 계속되는 사퇴설 속에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하지만 조직을 추슬러야 했다. 무엇이 공직자로서 진정한 책임을 지는 일인가 끊임없이 숙고했다"며 "단 며칠을 근무하더라도 저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인상과 복수직급제 도입 등 열악한 직급구조 및 승진체계를 개선한 일과 수사경찰의 경쟁력 강화, 현장 중심의 경찰교육 개혁을 임기 내 성과로 꼽았다.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비롯해 국립묘지법 개정, 간병비 현실화 등 순직·공상 동료들에게 실질적·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제도 개편도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후임으로 내정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을 두고는 "탁월한 업무역량과 열정을 갖춘 리더이자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경찰 동지"라며 "신임 청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찰의 더 멋진 미래를 활짝 열어달라"고 격려했다.
윤 청장은 "혼자였다면 오늘의 순간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를 믿고 함께해 준 전국의 수많은 동료 여러분과 경찰의 든든한 버팀목이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동료 경찰관들에게 "긍지를 갖고 당당하고 소신 있게 일해 나가달라"고 당부하면서 "국민 안전의 사명 앞에서는 한결같이 정직하고 겸손하게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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