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고생하신 감독님 생각하면 눈물"
"쫓아내지 않는다면 매트에 누워있고 싶다"
"가정도 돌보지 못하신 감독님 생각하면..." 오열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쫓아내지 않는다면 매트에 누워있고 싶다"
"가정도 돌보지 못하신 감독님 생각하면..." 오열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파이낸셜뉴스] 우상혁(28·용인시청)의 별명은 스마일 점퍼다. 지든 이기든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웃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런데 이번 파리올림픽은 달랐다. 처음으로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최선을 다해서 싸웠다면 분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 결선무대는 너무도 허무하게, 그리고 너무도 짧게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로 7위에 머물렀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이날 2m31에 벽에 막혔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넘고 4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하고, 이후 2022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에 빛나는 이정표를 남긴 우상혁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상혁에게 밀렸던 해미시 커(뉴질랜드)가 2m36으로 우승했고, 우상혁이 맞대결에서 9승 6패로 앞섰던 셸비 매큐언(미국)도 2m36을 넘으며 2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오늘같이 점프가 좋지 않은 날도, 경기를 잘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왔고, 곧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상혁은 "감독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나도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더 힘든 생활을 했다"며 "나는 감독님이 짜놓은 계획을 따르면 되지만, 감독님은 개인적인 생활을 모두 포기하고 나를 위해 힘쓰셨다. 오늘 메달을 따서 보답하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말을 줄이면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얼굴을 가린채 한참을 오열했다.
2m31 3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린 뒤 우상혁은 얼굴을 가린 채 한참을 있다가, 허탈함이 가득한 미소를 보이며 관중을 향해 인사했다. 또한 그는 평소보다 매트에 오래 누워 있었다.
우상혁은 "홀가분하면서도, 쫓아내지 않으면 이 매트 위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만큼 파리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2022년, 2023년보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미련을 드러냈다.
이날은 그에게 영원한 벽처럼 느껴졌던 바르심이 올림픽을 떠나는 날이다. '역대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2m34로 3위에 오르며, 올림픽 무대와 작별했다.
우상혁은 "오늘 바르심,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치렀다. 둘에게 '그동안 정말 고생했고 대단했다'고 말했다"며 "나도 그렇게 마지막까지 불태우고 싶다"고 밝혔다. 바르심은 우상혁보다 다섯 살 많다.
바르심을 보며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은 끝났지만, 나의 점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2028년 LA 올림픽에서 꼭 멋진 불꽃을 태우겠다고 다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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