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엎친 데 덮친 격… 대지진 공포 휩싸인 日, 태풍까지 몰려온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1 18:30

수정 2024.08.11 18:30

'난카이트로프' 불안감 확산
식수·방재용품 판매량 급증세
지진관련 앱 다운로드도 늘어
오봉 행사 잇단 취소… 대응 고삐
혼슈엔 폭우 동반 태풍 관통 예고
"지각변동 無 15일 임시정보 해제"
엎친 데 덮친 격… 대지진 공포 휩싸인 日, 태풍까지 몰려온다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방재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한 관심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난카이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거대지진 주의)'를 발령하며 1주일간 주의를 당부한 가운데 아직 거대지진에 대한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설상가상 혼슈 지역에는 태풍 상륙이 예고되고 있어 열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일어난 규모 7.1 지진을 이유로 '난카이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하자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앱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했다.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직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이곳에는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나 물 등이 진열됐으며 하루 뒤인 9일 저녁께 대부분의 물품이 팔렸다. 니치난시 북쪽에 있는 미야자키시의 한 슈퍼에서도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하는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이 1시간 만에 약 100개가 팔려나갔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진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앱 이용자도 늘어났다.
오사카부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8일부터 9일 오후 3시까지 다운로드 횟수가 약 5300회에 달했다. 오사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없던 증가세"라고 전했다. 시코쿠 동부 도쿠시마현 당국의 라인 계정 등록자 수도 7~9일 사흘 동안 800명가량 늘었다.

일본은 이달 15일이 '오봉' 명절이어서 해마다 8월 중순이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폭증한다. 평상시처럼 일본 주요 기차역은 귀성객과 관광객으로 붐볐으나 일각에서는 지진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고, 숙박 예약 취소 사례 등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노약자가 많은 고령자 시설과 병원은 대피 계획과 관련 용품을 점검하고 있다.

전날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트로프 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지각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이달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지진 임시 정보를 1주일간 유지하는 이유와 관련해 "지진 발생 직후에는 지진 활동이 활발해 큰 지진이 오기 쉽다"며 "1주일 정도 지나면 지진 직후 2∼3일간과 비교해 지진 활동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혼슈 지역에는 태풍 상륙 우려까지 겹쳤다. 일본 국토교통성과 기상청은 5호 태풍 마리아가 12일 일본 혼슈 동북부 지역에 상륙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기상청은 "해당 동북부 지역에서는 24시간 내리는 비의 양이 많은 곳은 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총 강우량이 평년 8월 한달치를 넘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난카이트로프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채가 파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약 0.1%에서 0.4% 정도로 높아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2019년 운용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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