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국채투자 상품 확대 검토
금리인하기에 채권, 특히 미국 채권을 투자하라는 조언에 따라 미국 국채에 투자한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들은 오는 9월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미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을 더 강화할 지 고심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미국 국채 펀드·ETF·신탁 상품의 합산 판매규모는 약499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약 233억원)보다 20배 넘게, 직전 1·4분기보다 판매잔액이 약 3484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미국 국채에서 매매차익을 누리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미국 국채 펀드, 신탁 등 상품에 많이 가입했다는 의미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지난 2·4분기에 금융 소비자 니즈에 맞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을 연이어 내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미국 단기 국채와 장기 국채를 분할 매수할 수 있는 'KB 미국 국채 분할매수 목표전환 증권 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H)'의 수요를 확인한 뒤 지난달에 'KB 미국 국채 분할매수 목표전환 증권 투자신탁 제2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단기채로 운용을 전환해 금리 변동 위험을 관리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3월 출시한 '대신미국장기국채액티브목표전환형펀드'의 고객 반응이 뜨겁자 지난 4월부터 'SOL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 상품을 팔고 있다. 특히 이 상품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06%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과 같이 KB자산운용이 만든'KB 미국 국채 분할매수 목표전환 증권 투자신탁'을 팔기도 했다. 이 상품은 목표수익률(6%)를 달성해 현재 전환 운용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미국 국채 투자 상품을 더 추가할 것인지를 놓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를 눈 앞에 두고서는 수익률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금리인하 예상 시차가 있을 때보다 신상품 출시를 더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환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미국 국채에 투자할 것으로 조언했다.
KB국민은행 PB센터 관계자는 "한국 장기국채가 이제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이 미국 장기국채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다만 환율이 아직 높기 때문에 환헷지형 펀드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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