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의 한 예비부부가 철교 위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참변을 당할 뻔한 사실이 알려졌다. 다행히 열차가 이들을 발견하고 속도를 늦춰 화는 면했지만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12일 베르나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켈란탄주 타나메라에 있는 길리마르드 다리에서 찍힌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 속에는 흰색 예복을 갖춰 입은 남녀가 다리를 빠져나오는 가운데 이들 뒤에서 열차가 경고음을 내며 천천히 뒤따르고 있다.
먼저 황급히 뛰어나온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있고, 뒤따라오는 남녀가 결혼 예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들은 다리 위에서 결혼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상 공개 후 현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촬영기사가 황급히 다리를 빠져나오는 것과 달리 예복을 입은 남녀는 느린 걸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이토록 위험한데 커플은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철교는 열차만 다닐 수 있는 다리로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인도는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철도 당국(KTMB)은 "해당 열차가 이들이 안전하게 철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추는 바람에 운행이 지연됐다"며 "철로 위에서는 촬영이 법적으로 전면 금지돼 있다. 교통법 126조에 따라 이러한 행위는 500링깃(약 15만 4000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전했다.
한편 '인생 사진'을 찍으려다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페루의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에서 관광객이 셀카를 찍다가 중심을 잃고 3m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인도 뭄바이에서 활동하며 3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도의 유명 인플루언서 안비 캄다르가 SNS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다 협곡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유명 화산 분화구에서 사진을 찍던 중국인 여성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가 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코끼리떼에 다가간 스페인 관광객이 코끼리에 밟혀 사망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