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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안세영 “개인 후원 풀어달라” … 협회 “전체 위해 어쩔 수 없어" 난색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2 20:30

수정 2024.08.12 21:09

안세영 “선수의 개인적인 후원계약 막지 말아야”
“실업팀 연봉 인상 제한 불합리”
“정당한 경제적 보상 중요. 이는 역차별”
안세영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 충분
배드민턴 협회 “비인기 종목 전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중3때 대표팀 발탁된 안세영도 선배들의 희생으로 양성된 선수”
“유명 선수 모든 후원 가져가겠다는 것은 이기적”
“특급 선수에게 계약‧연봉 몰리면 나머지 공멸”
협회 "연봉계약 상한선 규정 보완 검토 중"

안세영의 발언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세영은 개인후원과 연봉 상한을 풀어달라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의 발언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세영은 개인후원과 연봉 상한을 풀어달라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의 진실공방이 이제는 금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세다.

안세영과 배드민턴 협회 사이의 갈등에는 경제적인 부분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안세영이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정당한 보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안세영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안세영의 명성이나 실력에 비해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세영과 배드민턴 협회의 갈등은 그리 단순하게 결론지을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아니다.

안세영 “개인 후원계약, 연봉 계약 풀어달라... 현재 제도는 역차별”


안세영은 또한 실업팀의 연봉 재약 또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 뉴스1
안세영은 또한 실업팀의 연봉 재약 또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 뉴스1

안세영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폰서와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안세영은 "선수들에게 차별이 아니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서 "모든 선수를 다 똑같이 대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안세영 입장에서는 충분히 불합리하다고 느낄만 하다. 안세영이 지적하는 규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하고 협회 요청 시 홍보에 적극 협조한다"는 규정이다.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해선 "그 위치는 우측 카라(넥)로 지정하며 수량은 1개로 지정한다. 단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개인 후원 계약 기간에 올림픽 및 아시아경기대회 등 대한체육회에서 주관해 파견하는 종합경기대회에 참가할 경우 대한체육회의 홍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돼있다.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개인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반대로 협회나 대한체육회 차원의 후원사에 종속되는 셈이다.

두 번째는 배드민턴 실업 선수들이 적용받는 '계약금·연봉 상한제'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선수계약 관리 규정'이 신인선수의 계약 기간과 계약금·연봉을 구체적으로 제한한다. 해당 규정은 "(신인선수 중)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계약기간은 7년으로 한다. 계약금은 7년간 최고 1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안세영은 현행 연봉 조건에 대해서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 사진 = 뉴스1
안세영은 현행 연봉 조건에 대해서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 사진 = 뉴스1

또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입단 첫해 연봉은 최고 5천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면서 "연봉은 연간 7% 이상을 인상할 수 없으며 3년 경과 후에는 구단과 선수 간의 협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입상 포상금 등 각종 수당은 연봉과 별개로 수령할 수 있지만, 광고 수익은 계약금·연봉에 포함된다.

안세영의 눈높이에 맞을 턱이 없다. 이미 세계적으로 성장한 안세영의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고 느낄만한 구석이 상당부분 있다. 어찌되었던 노력한 만큼 가져가는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현재 삼성생명 입단 4년 차이기 때문에 이 규정을 적용받고 있진 않다.

다만 규정에 따라 입단 1년 차인 2021년엔 연봉 5천만원을 받았고 연봉 상승률은 3년 차까지 매해 7%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세영이 현재까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145만8천291달러(약 19억9천만원)다.

연맹 “안세영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하지만 특정 선수에게 후원 몰리면 비인기 종목 붕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드민턴계에서는 안세영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비인기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후원 계약은 스타 선수들에 의존해서 이뤄진다. 스타 선수 한 명을 보고 배드민턴 대표팀 전체를 후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의 배드민턴 협회도 그렇다. 배드민턴 협회는 후원계약으로 유망주를 발굴하고, 선수들의 해외 경비를 지원한다. 안세영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 스타다.

그런데 안세영의 말처럼 후원을 선수 개인으로 돌리면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크게 위축된다.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럼 제2의 안세영은 찾아내기가 요원해진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안세영과 대회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안세영과 대회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방수현 위원 등은 “안세영도 중학교 3학년때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들어와서 꾸준히 해외에 나가고 훈련하며 성장한 선수다. 배드민턴계의 후원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배드민턴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부분이다.

즉, 이는 전체를 위해서 스타 선수가 일정 부분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유명해졌다고, 이를 외면하는 것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애쓴 배드민턴계를 나몰라라 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 입장이다.

실업연맹 연봉 규정도 마찬가지다. 배드민턴은 비인기 종목이기에 할당된 연봉이 적다. 사실상 사회 공헌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 파이를 나누면서 300여명의 실업 선수가 운동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항변한다. 안세영·서승재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실업이 굳이 연봉을 주며 운영해야할 선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협회 "현 제도 안세영에게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인정... 연봉 상한선 수정 보완 추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며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며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배드민턴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보니 안세영 선수처럼 수십 년에 한 번씩 나오는 특별한 선수에겐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계약기간을 단축하고 계약금과 연봉 상한액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봉 인상률의 경우 숫자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외 조항은 3년 차 이내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인상률 제한을 면해주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처럼 스타 한 명에게 150억원 이상을 몰아줘도 무리가 없는 시스템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특성상 스타 플레이어 선수가 겪는 상대적 박탈감과 시스템 전체를 운영해야하는 협회 사이의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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