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폭락장 과도하다" 말하던 증권사, 본인들은 매도 행렬?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3 05:00

수정 2024.08.13 05:00

챗GPT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챗GPT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씩 떨어지던 폭락장에도 목표주가를 내리지 않던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조원 가까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투자사(증권·자산운용사)가 이달 들어(8월1~12일) 2조293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 투자자 전체 순매도가 1조7366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기관의 매도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주도한 것이다.

이달 들어 금융투자사가 가장 많이 판 종목은 그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이달 들어 각각 1조5547억원, 3530억원 순매도했다. 3위 현대차의 순매도 금액(436억원)과 비교하면 반도체 양강의 순매도세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두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았다. 이달 들어 18개 증권사가 제출한 삼성전자 보고서의 평균 목표주가는 11만1389원으로, 직전 목표주가(11만500원)보다 0.8% 높아졌다.


16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고, 교보증권은 9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춘 건 iM증권뿐이었다. iM증권은 이달 1일 10만1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낮췄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폭락장 직후 보고서를 통해 "과매도 구간이라 반사이익을 예상한다" "매력적인 진입(매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유지됐다. 이달 들어 3개의 증권사가 제출한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25민8333원으로 지난 목표주가와 동일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단기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며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지는 기관 매도로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들이 증권사의 투자의견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리포트를 내 매수세를 유도한 후 고점에 올랐을 때 매도 주문을 내 차익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업계 생리상 그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 증권사라 할지라도 리서치와 매매 부서는 소통하지 못한다. 두 부서 사이엔 벽(firewall)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리서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목을 분석하지만 트레이딩 부서는 숏텀으로 움직인다.
리서치와 매매가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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