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등 베이징 인근 도시들은 3만~5만원의 벌금도 물려
칭다오 맥주 축제서도 대부분 男, 윗옷 벗고 축제 즐겨
칭다오 맥주 축제서도 대부분 男, 윗옷 벗고 축제 즐겨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요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윗옷을 가슴까지 말아 올리고 배를 내놓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남성들이다.
외국에서는 이를 ‘베이징 비키니’로 부르며 큰 관심을 보이곤 했는데, 현지에서는 이런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공공장소를 점령하다시피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13일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베이징 비키니를 ‘중국 여름의 주된 흐름’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산둥성, 한단, 톈진, 선양 등 중국 일부 도시에서는 몇년 전부터 공공장소에서 웃통을 벗는 행위를 '문명적이지 못한 것'으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해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2019년 5월 베이징 인근 도시인 톈진에서 한 남성이 슈퍼마켓에서 윗옷을 탈의한 채 쇼핑을 하다가 우리 돈으로 1만원 미만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더욱 강하게 베이징 비키니를 단속했지만, 중국인들의 ‘베이징 비키니 사랑’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칭다오에서 지난 11까지 열린 '칭다오 맥주 축제'에서도 베이징 비키니 차림의 중국 남성들이 논란이 됐다. 무더위를 참지 못한 일부 현지인들이 ‘평상시처럼’ 윗옷을 벗거나 배까지 들어올린 채 축제를 즐겼는데, 이 같은 행위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소한 다툼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식당이나 카페 직원들은 상의를 벗은 채 음식을 먹는 손님에게 옷을 입어달라고 요구하고, 베이징 비키니 차림의 손님은 이를 거부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축제장을 방문한 여성A씨는 "대도시인 베이징에서 노출 남성을 본다는 것이 이상하고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광둥성 교통위원회 관계자는 "택시기사가 윗옷을 벗고 운전하고 있어 손님이 깜짝 놀라 신고를 해왔다"라며 "승객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국 전역의 평균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베이징 비키니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전역의 평균 기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도가 올라 196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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