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잘 안들리고 어지럽다면? '미니에르병' 의심해야

노진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3 16:01

수정 2024.08.13 16:01

이비인후과 전범조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이비인후과 전범조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갑자기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주변이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메니에르병'일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전범조 의정부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이같이 설명하며 "만성질환인 메니에르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꾸준히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메니에르병 환자는 2011년 8만 6,667명에서 2021년 17만 4,536명으로 2배 증가했고, 여성(68%)이 남성보다 약 2배 더 많이 발병하며, 전체 환자의 60%를 40~60대 연령이 차지한다.

1800년대 중반 메니에르라는 프랑스 의사가 처음 언급해서 병명으로 정해진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막미로에 내림프액이 넘쳐나서 생기는 질환으로서, 발작성 및 회전성 어지럼증과 이에 따른 구토, 이명, 난청, 이충만감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어지럼증 증상 때문에 메니에르병과 헷갈릴 수 있는 질환 중에 이석증과 편두통성 어지럼증이 있다. 이석증은 일반적으로 청각 증상이 동반되지 않지만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어지럼증과 함께 40% 정도의 환자가 청각 증상도 호소하므로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주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국제 이비인후과 학술지인 'Audiology & Neurot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습도가 높은 계절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상관성이 관찰됐다. 그 원인으로는 외부 기압이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이의 압력이 심해지고, 습도가 높을수록 음속이 높아지는 것이 거론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회전감 있는 현훈, 어지럼증, 청력 저하, 이충만감, 이명 등이 포함된다. 현훈과 함께 이명, 난청을 모두 동반하는 전형적인 메니에르병 외에도 비전형적인 형태로서 현훈증상만 있는 경우와 와우증상(이명, 난청) 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다른 질병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흔하여 충분한 관찰이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의 진단은 청각검사, 전정기능검사로 진행된다. 영상의학적 검사는 측두골 CT촬영이나 MRI촬영을 할 수 있는데, 메니에르병의 진단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보다는 청신경 종양이나 중추신경계의 병적 소견(뇌졸중, 뇌출혈 등)을 감별하는 차원에서 시행한다.


전범조 이비인후과 교수는 "발작적·반복적인 회전성 어지럼증 빈도와 강도를 줄여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여야 한다"면서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며 베타히스틴, 이뇨제 등 약물치료만으로 환자의 80%는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효과가 없다면 청력에 따라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하거나, 겐타마이신이라는 이독성 약물을 고실 내에 주입해 남은 전정(평형) 기능을 파괴하고 어지럼증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전정 신경을 자르거나 미로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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