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찰대 자동 임용 폐지…"차별 없어야" vs "우수 인재 못 뽑아" 갑론을박

이진혁 기자,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5 15:04

수정 2024.08.15 15:04

경찰대학 전경/사진=경찰청 제공
경찰대학 전경/사진=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찰대 졸업생이 자동으로 경위로 임용되는 제도를 고쳐, 별도로 경위 임용 시험 등을 치르게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자 경찰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고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경찰대의 존재 가치가 희석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차별 완화를 위해 경찰대 출신에 대한 특혜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도 각을 세우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별도 '경위 경력경쟁채용(경력경채)' 시험을 시행하는 내용이 담긴 경찰공무원법과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경찰대학설치법 제8조는 경찰대의 학사 학위 과정을 마친 졸업자를 경위로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대학 학생들은 졸업 후 별도의 자격시험 없이 경위 직급으로 자동 임용됐다.
이를 두고 경찰 내외부에서는 현행 제도가 평등원칙에 위반하는 과도한 특권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 발의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우선 현행 제도가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라는 목소리가 있다. 경찰대 출신의 서울 지역 한 관서 A 과장은 "경위 특채를 없앤다는 것은 경찰대를 없애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찰대는 우수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중간 간부 교육기관으로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서울 다른 관서 B 과장은 "경찰 내부에서 다양한 입직 경로가 있어야 한다"며 "경찰대로 인한 입직 경로를 없애면 자칫 다양성을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급 시험만으로 인력을 뽑게 되면 자칫 학생들을 수험생처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경위 자동 임용'이 경찰 내부의 결속력을 줄곧 떨어뜨렸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관서의 C 과장은 "경위 공개경쟁채용시험(구 간부 후보생선발시험) 등 다양한 제도로 이미 좋은 인력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경찰대와 비경찰대의 차별로 인해 경찰 내부의 조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경찰대 출신인 D 과장은 "소위 '끼리끼리' 문화가 경찰대 내부에서는 팽배하다"며 "현장에서도 경찰대끼리 모이고 따로 사조직도 갖추고 있다.
장기적으로 경찰대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대 졸업생에 대한 경위 자동 임용 제도는 차별 논란을 빚은 끝에 경찰제도발전위원회에서 '경찰대 폐지'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경발위는 12회 이상 회의를 열고 경찰대학 개편방안 등을 논의해왔으나 지난해 위원들간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바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