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고금리 끝나는데 어디에 돈 넣을까"...요구불예금 회전율, 2년 만에 뒷걸음질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7 08:50

수정 2024.08.17 08:50

'0%대 금리' 예금에 돈 묶는 투자자들 4%대 예금 사라지고 주식은 변동성 커져 하반기 금리 인하 앞두고 투자처 고민 ↑
지난 4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올해 국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긴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4%대 예금이 사라지고 주식시장도 등락폭을 키우는 등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일단 은행에 돈을 묶어 놓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 추이
기준 회/월
2022/Q1 15.7
2022/Q2 14.4
2022/Q3 14.3
2022/Q4 17.1
2023/Q1 17.6
2023/Q2 16.7
2023/Q3 17.2
2023/Q4 18.7
2024/Q1 18.5
2024/Q2 18.1
(한국은행)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4·4분기 18.7회에서 올해 1·4분기 18.5회, 2·4분기 18.1회로 감소했다. 이는 2022년 2·4분기(14.4회), 3·4분기(14.3회)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2개분기 연속 감소한 수치다.

요구불예금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이다. 금리 수준이 0.1~0.2%대로 급여 통장으로 활용되거나 투자하기 전에 돈을 모아두는 임시 거처로 쓰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이란 월중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가 은행에 맡긴 돈을 수시로 빼내고 낮을수록 은행에 자금에 묵혔다는 뜻이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2022년 7월 빅스텝 등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은행권의 수신경쟁이 촉발되면서 예·적금으로 흘러들어갔다. 이에 회전율은 2022년 3·4분기 14.3회에서 4·4분기 17.1회로 급등했다. 지난해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며 4·4분기에 18.7회로 2019년 4·4분기 이후 최고로 올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들어 4%대 예금이 사라지면서 회전율이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22년과 2023년 4·4분기에 각각 4.69%, 4.06%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서 1·4분기 3.63%, 2·4분기 3.57%로 떨어졌다.

급등락 반복한 국내 증시도 회전율 하락 요인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4월에 요구불 예금 회전율은 19.4회로 전월 대비 1.3회 올랐으나 실제 코스피가 5월 한달간 -2.06%의 수익률을 기록하자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7.2회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9월(16.9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하반기 본격적인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투자 대기금이 쏠리면서 분모에 해당하는 잔액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월말 기준 638조8317억원으로 1월말(590조7120억원) 대비 8.15%(48조1197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2월말에서 3월의 경우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액이 요임되면서 잔액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던 측면이 있고 대형 IPO 공모주 청약 관련한 자금 유입도 영향을 끼쳤다”며 “최근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 대기성 자금이 요구불 예금에 몰리면서 분모에 해당하는 잔액이 늘다보니 회전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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