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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호황에 최대실적… 유럽·베트남 해저케이블 본격 추진" [fn C라운지]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5 18:16

수정 2024.08.15 18:16

[인터뷰]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
유럽·북미 초고압케이블 수요 급증
LS전선과 교차판매로 수주 확대
베트남 거점으로 가격경쟁력 강화
세계 곳곳 해저케이블 신시장 개척
英 부지확보·베트남 프로젝트 모색
희토류 사업 확장 ‘밸류체인’ 구축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 LS에코에너지 제공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 LS에코에너지 제공

지난해 말 LS전선아시아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한 LS에코에너지는 올해 상반기 매출 4125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럽과 북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케이블과 랜(UTP) 케이블 호황이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희토류, 해저케이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기존사업과 신시장을 병행하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 성공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LS에코에너지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이상호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럽과 북미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 따라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모회사인 LS전선과의 교차판매 전략을 통해 유럽과 미국에서의 케이블 수주 확대가 기대되고 북미향 통신케이블 수출도 다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른데.

▲현재 유럽과 북미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 발맞춰 신규 전력망 구축과 노후 전력망 교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S에코에너지는 모회사인 LS전선과의 교차판매 전략을 통해 유럽과 미국에서 케이블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덴마크 에너지 공기업과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공급이 본격화되면 매출이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북미향 통신케이블 수출도 다시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전선업계는 그야말로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력, 케이블 관련 사업에서 LS에코에너지만의 강점은.

▲우선 LS에코에너지의 주 사업장이 베트남에 있어 유럽과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용이하다. 이를 통해 운송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LS에코에너지의 매출 비중은 베트남 내수 70%, 북미와 유럽 수출 30%로 구성돼 있다.

또한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하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LS전선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글로벌 업체들과 대등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탈중국화에 따른 수혜도 있다. 현재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배제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30여년에 걸친 사업 운영 경험도 강점이다. 이와 같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정부기관 및 주요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 운영을 원활하게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 최근 전기차 등 영구자석의 핵심소재인 희토류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 중인데.

▲LS전선, LS에코첨단소재 등 관계사들과 국내 최초로 희토류 산화물 추출부터 네오디움 영구자석 제조까지 이어지는 '영구자석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영구자석 밸류체인은 '산화물 공급망 확보 → 금속·합금 제조 → 영구자석 제조'로 구성된다. LS에코에너지는 산화물 공급망 확보와 금속·합금 제조를 담당한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베트남의 광산업체와 희토류 산화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에 합금공장을 설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해저케이블 사업도 주력하는 신사업 분야인데 향후 계획은.

▲현재 해저케이블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확대로 인해 전력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상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지로 전달하기 위한 해저케이블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LS에코에너지는 LS전선과 협력해 유럽과 베트남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GIG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영국 내 항구 인근 부지를 임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저케이블의 해상운송비는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데 영국에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확장이 쉬워질 것이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PTSC가 베트남 남부 해안에서 싱가포르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해상풍력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LS에코에너지는 이 프로젝트에서 PTSC와 협력해 베트남 내 해저케이블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LS전선으로부터 해저케이블 생산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이전받았다. 또한 해저케이블 시공과 포설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LS마린솔루션과 협력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 글로벌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인재 확보 및 육성 방안은.

▲기본적으로 LS전선의 인사 정책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가운데 베트남 현지법인은 베트남 내 다른 기업과 비교해 우수한 근무 환경과 복지를 제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 결과, 평균 근속연수가 15년이 넘을 정도로 직원들이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으며, 이는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인재 육성 및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 현지법인의 경우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베트남의 명절과 휴가를 고려한 유연한 근무 시간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노사 간의 화합을 이루며 협력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십 원칙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현대 비즈니스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과 변화 속에서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변화는 항상 리스크를 동반하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도 함께 존재한다. 조직이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사고와 실행력을 강조한다.


또한, 혁신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팀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리더로서의 책임이라고 믿는다.
이를 통해 조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 △1968년생. 미시간 주립대 회계학 석사 △1999년 LG증권 런던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2001년 KPMG 뉴욕사무소 △2009년 사이프러스 CFO △2017년 LS전선 CFO △2023년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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