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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광복절에 '건국' 발언... 野·시민단체 '반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5 19:54

수정 2024.08.15 20:48

15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15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진태 강원지사가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건국 관련 발언을 하며 논란이 벌어졌다.

경기도는 15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김 지사, 각급 기관장, 애국지사 유족 및 광복회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김문덕 광복회 도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 대독을 통해 "그동안 건국절 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전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라며 "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했다면 이는 반헌법적이고 일제의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핑계"라고 밝혔다.

문제는 김 지사가 경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를 반박하며 벌어졌다. 그는 "도지부장님이 대독한 기념사를 들었는데 조금 민망하다"며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친일 반헌법적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한다는데 그러면 일제 강점이 없었다는 말이고, 우리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3.1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이 이뤄진 1919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주장하지만, 당시에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통치권이 없었고, 주권이 미치는 영토도 없었다"며 "만약 1919년에 건국이 됐다고 하면 나라가 이미 있기 때문에 독립운동도 필요 없고 광복 자체도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948년 건국을 극구 부인하는 행위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김 지부장은 "말을 그런 식으로 하냐"며 강하게 항의하고 광복회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김 지사의 건국 관련 발언을 규탄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지사의 '1948년 건국' 주장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억지와 같다"며 "1919년 3.1 독립선언에 이어 대한민국을 건국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규정한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강원평화경제연구소도 논평을 내고 "김 지사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과 해방을 위해 몸 바친 독립 열사에 대한 선양과 의미를 되새기기보다는 건국 관련 주장으로 또다시 도민 자존심에 깊은 생채기를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언을 즉각 취소하고, 도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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