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쌍둥이 출생신고하러 간 사이 '아파트 폭격'..가족 모두 잃은 아버지의 절규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6 08:14

수정 2024.08.16 14:58

이스라엘군,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 공습
페북에 자식탄생 알렸던 남성 4일만에 비극
쌍둥이의 출생신고서를 들어보이는 아버지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 /사진=뉴스1
쌍둥이의 출생신고서를 들어보이는 아버지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태어난 4일 된 쌍둥이 아기의 아빠가 관공서에 출생신고서를 하러 간 사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딸·아들 쌍둥이를 얻은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31)은 이날 출생신고를 하러 관공서에 갔다. 출생신고서를 막 발급받은 그는 이웃으로부터 이들이 살던 데이르 알 발라의 아파트가 폭격을 당해 가족들이 모두 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고 알 알크사 순교자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영안실에는 아기들과 가족이 시신으로 안치돼 있었다. 이를 본 알 쿰산은 코팅된 출생신고서를 흔들며 오열했다.
그는 "아내가 사라졌고, 두 아기와 장모도 사라졌다"며 "나는 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할 시간도 가지지 못했다"고 울부짖었다.

이들 가족은 이스라엘-가자 전쟁 초기에 가자 시에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에 따라 살던 곳을 떠나 중부의 데이르 알-발라의 한 아파트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낳은 이들 부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쌍둥이의 탄생을 알리고 기뻐했다.
하지만 4일 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이들 가족은 비극을 맞이했다.

사람들은 알 쿰산을 도와 하얀 수의에 싸인 쌍둥이 시신을 옮겼으며, 한 남자는 시신이 차 뒷부분에 놓이는 동안 기도했고 사람들은 이 비극을 지켜보며 눈물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의사인 칼릴 알 다크란은 "오늘 점령군이 겨우 4일 된 신생아 쌍둥이,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 역사에 기록되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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