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법정 현장학습을 하러 왔다가 잠이 든 10대 여학생에게 수갑을 채우고 죄수복까지 입힌 판사가 논란이다.
16일 국민일보는 美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지역방송 WXYZ-TV의 보도를 인용해 디트로이트지방법원 케네스 킹 판사가 지난 13일 법정에서 잠든 10대 여학생에게 수의를 입히고 수갑을 채웠다가 한동안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전했다.
에바 굿맨(15)은 킹 판사의 재판을 견학하던 중 잠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본 킹 판사는 "내 법정에서 한 번만 더 졸면 뒤로 보내겠다. 알겠느냐”고 말한 뒤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
그는 법정에 있던 다른 아이들에게 그 소녀를 소년원에 보내야 할지 물으며 위협하기도 했다.
잠든 소녀의 엄마는 "아이가 법정 견학 중에 잠든 것은 가족이 집이 없고 임시 주거지에서 지내서 피곤한 탓"이라며 "보통 때 그 애는 학교에 가는 날엔 새벽에 일어나서 나무를 심는 등 일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견학 프로그램을 주관한 환경단체측은 "굿맨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판사는 존중에 대한 교훈을 주려고 했지만 그의 방법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무례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냥 그들을 법정에서 내보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킹 판사는 "아이의( 불량한) 태도가 수의를 입히고 수갑을 채우고 엄격한 훈계를 받을 만한 것이었다"라며 "그 아이를 실제로 감옥에 보낼 수는 없겠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고 법정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킹 판사는 한 동안 그의 형사 재판 업무에서 제외됐다.
디트로이트지법 측은 14일 성명을 통해 “해당 법정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 법원의 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를 최대한 성실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판사가 위협적이거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재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킹 판사의 행동은 그런 원칙을 반영하지 못했다"라며 "킹 판사는 한 동안 그의 형사 재판 업무에서 제외되고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 훈련이나 교육에 관해서는 얼마나 오래 받아야 할지 등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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