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적자 지속된 이마트, 주가는 회복하는 이유 [e종목은 왜]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6 13:16

수정 2024.08.16 13:16

뉴스1 제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마트가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을 가져도 좋은 시점"이라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의 주가는 6만원선에서 안착을 시도 중이다. 지난 15일 전일 대비 3.52% 상승하며 6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 하락세를 보이지만 아직 6만원선을 지키고 있다.

지난 6월7일 5만9900원으로 6만원이 깨진 이마트의 주가는 지난 6월26일에는 5만5500원으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지난 달까지 5만원대의 늪에서 허덕였다. 그러나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달 16일 5만67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5일 6만1800원으로 8.99% 상승했다.

문제는 이마트가 2·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2·4분기 매출은 7조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컨센서스 대비 2.71% 낮은 성적표를 잡았다. 영업손실은 346억원, 당기순손실은 111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4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지배주주 순손실은 1464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마트의 실적 발표 이후 7개 증권사에서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마트의 목표주가는 7만4857원으로 이전(7만4286원)보다 소폭 올랐다. 하나증권은 6만8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8.82%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라고 진단했다. 체질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12억원으로 꾸준히 전망치가 오르고 있다.

하나증권 서현정 연구원은 “전반적인 사업부가 판관비 효율화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라며 "할인점은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3%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영업이익은 일회성 희망퇴직 비용 78억원 제외 시 전년 대비 28억원 늘었다. 상품 원가 경쟁력 강화 및 비효율 프로모션 축소 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지속 개선되고 있으며, 판관비 효율화로 매출 감소에도 증익이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통합하는 고육책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프라인 3사 통합은 원가 절감과 가격 혜택 극대화로 이어져 흑자전환에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이마트에는 호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파산 가능성이 커지며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마트는 온라인 유통 산업 성장으로 피해를 본 기업이라 소매시장 경쟁이 완화하면 이마트와 같은 전통 유통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이마트가 풍전등화에서 전화위복으로 상황이 변했다"라며 "기대감을 가져봐도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리스크도 상존한다. 건설 자회사인 신세계건설과 편의점 사업을 담당하는 이마트24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속된 영업적자와 부동산PF 우발부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
2·4분기 2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이마트24는 구조조정 등 점포 정리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개선 효과는 빨라야 내년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신한투자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실적 가시성이 여전히 낮은 게 우려 요인”이라며 이마트의 유통 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조 연구원은 “현재 ‘트레이딩 바이(단기 매수)’인 투자의견 상향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사업 통합 시너지가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며 “이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세가 눈에 보이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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