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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추위, 심의·의결 "KF-21 인니 분담금 1.6조에서 6000억원으로 감액"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6 13:49

수정 2024.08.16 16:10

방사청 "부족분 5000억원 세금·KAI 자본 충당"
인도네시아로 KF-21 기술이전도 상응해 축소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공군의 F-4E 팬텀 4대가 지난 5월 9일 49년 만의 국토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팬텀과 KF-21 편대 비행 모습. 사진=공군 제공
대한민국 공군의 F-4E 팬텀 4대가 지난 5월 9일 49년 만의 국토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팬텀과 KF-21 편대 비행 모습. 사진=공군 제공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공동 연구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체계개발 분담금을 기존 1조6000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6000억원으로 감액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가 최종 수용하기로 확정했다.

16일 방위사업청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16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KF-21 공동개발 분담비율 조정 및 후속조치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추위에선 △155㎜사거리연장탄 양산계획(안) △탄도수정신관 사업추진기본전략(안) △중형전술차량 사업추진기본전략 수정(안)도 심의·의결됐다.

■인니 분담금 1.6조→6000억원으로 축소 최종 확정

KF-21 공동개발 사업은 F-4·5 등 공군의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고 기반 전력으로 활용할 한국형 전투기를 인도네시아와 함께 확보하는 사업이다.

무장을 제외한 KF-21 총 체계개발비는 8조1000억원으로, 한국 정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제작사), 인도네시아의 분담 비율은 각 60%, 20%, 20%로 설정됐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당초 20%인 약 1조70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으나 이후 약 1조6000억원으로 감액돼 사업 종료 시점인 오는 2026년 6월까지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이에 상응하는 가치의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 조건으로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우리 측에 사업 첫해인 2016년에 분담금 500억원을 납부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약 4000억원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 인도네시아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당해 연도에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없다.

그러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는 2034년까지 매년 약 1000억원을 분담하겠단 납부계획을 통보해 왔다. 이후 우리 정부는 2026년까지 분담금 납부 준수가 필요하다고 통보했으나, 인도네시아가 다시 2026년까지 분담금 총 6000억원으로의 조정을 제안해 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족해진 재원은 약 1조원이다. 하지만 방사청은 KF-21은 개발 과정에서 약 5000억원의 비용 절감이 이뤄져 총 개발비는 당초 8조1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부족분은 1조원이 아닌 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족해진 재원 약 5000원을 정부 예산과 체계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본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인도네시아엔 분담금 납부액에 상응하는 규모로 KF-21 기술 이전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제기를 주지 않는 방안, 기술자료를 약식으로만 제공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이 시제기를 원한다면 협의하겠지만, (시제기를 더한 전체 기술이전 가치가) 분담금을 초과한다면 분담금을 더 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인도네시아형 전투기 양산(IF-X) 등 양국 협력관계 및 부족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인니 측과의 분담금 협의를 잘 마무리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9월 30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로 실시한 '한·미 연합 지구사 대화력전 FTX', 진행지상작전사령부 예하부대가 파주 훈련장에서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2년 9월 30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로 실시한 '한·미 연합 지구사 대화력전 FTX', 진행지상작전사령부 예하부대가 파주 훈련장에서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155㎜사거리연장탄 총 3754억원 투입, 올해 첫 양산

우리 군 K-9 자주포가 운용 중인 155㎜항력감소탄보다 사거리가 약 30% 이상 연장되는 △155㎜사거리연장탄 사업은 지난해 체계개발이 완료됐다. 이 탄을 확보하는 사업엔 오는 2027년까지 총 3754억원이 투입되며, 올해 첫 양산이 시작된다.

또한 △탄도수정신관 사업은 155㎜사거리연장탄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유도기능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33년까지 총 8400억원이 투입된다.

방사청은 이들 사업을 통해 사거리가 길어진 포병탄의 정확도가 높아져 원거리 적 타격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등 포병전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K-9과 연계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형전술차량 사업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로, 약 3825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형전술차량은 보병부대의 신속한 기동을 위한 사업으로 이번 방추위에선 향상된 국내 기술수준을 고려, 획득방안이 연구개발에서 국내구매로 변경됐다.


방사청은 "다수 전투 병력의 신속한 기동을 통한 효율적인 전투력 운용이 가능해짐으로써 우리 군의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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