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뉴욕 증시도 16일(현지시간) 미국 주택 착공 둔화 소식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상승했다는 호재로 상승 반전했다.
뉴욕 증시 시황을 가장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번 주 4% 가까이 급등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미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급락했던 세계 증시는 이 같은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이번 주 확실한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11월 이후 최고의 일주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찰스슈와브 거래 책임자이자 파생상품 전략가인 조 마졸라는 "공포와 머뭇거림이 크게 사라졌다"면서 "경제 지표로 볼 때 미 경제는 둔화되고는 있지만 이는 2년 동안의 금리 인상 속에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마졸라는 "경기 둔화가 시작될 때 사람들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S&P500은 이번 주 급등세에 힘입어 8월 한 달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2%만 더 오르면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 경신도 가능할 정도로 지수가 올랐다.
유럽 증시도 이번 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스톡스 유럽600지수는 16일 0.3% 올라 1주일 전체 상승률이 2.4%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전 세계 증시 매도세를 촉발했던 도쿄 증시 역시 16일 3% 급등했고, 이번주 전체로는 7.9% 폭등세로 마감했다.
MSCI 세계 지수의 선진국 시장 지수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의 1주일을 기록했다.
미 경기 침체 우려 완화
여름철 증시 소강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미 경기 침체 우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깜짝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 악재까지 겹치며 폭락하던 세계 증시는 지난주 전환점을 맞았다.
BOJ가 금융 시장 혼란에 깜짝 놀라 추가 금리 인상 중단을 선언했고, 8일에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졌다.
13일에는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고, 14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년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15일에 발표된 7월 소매매출은 예상보다 큰 전월비 1% 증가세를 기록해 미 소비 위축 우려가 완화됐다. 같은 날 미 주간 신규 실업자 수 역시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심할 때는 아냐
그러나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라는 경계도 나온다.
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CIS) 웨이 리는 "지난 2주에 걸친 움직임은 시장 서사가 단일 지표가 가리키는 바에 따라 얼마나 크게 변동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리는 앞으로 경제 지표 하나하나에 시장이 급변동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변동성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주 증시 반등은 투자자들이 미 경기 침체 가능성에 지나치게 반응한 탓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리는 이번 증시 폭락세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술주가 전망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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