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학교-병원 등 공격 금지 시설에서도 지상전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 대규모 살해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 대규모 살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발발 10개월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 4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어린이로 매일 130명이 사망했다는 추정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주민이 4만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 집계에 따른 것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부풀려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병원 영안실의 시신 수를 기준으로 일일 사망자를 집계해온 만큼 신뢰할 만한 숫자라는 것이다.
미국 보건학 연구 단체 '에드버킷 오로라 연구소'는 지난달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가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습에 따르면 직접 사망자뿐 아니라 의료 인프라 파괴, 식량 및 식수 부족 등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포함할 수 있어서다. 간접 사망자는 직접 사망자의 3~1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가자지구 사망자를 최대 18만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가자지구 인구가 22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명 중 1명 정도가 전쟁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로 추정된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난 10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매일 평균 13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1200명이 사망하자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지구를 겨냥한 전쟁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전면 해체를 목표로 가자지구에 오가는 통로를 봉쇄해 생필품을 비롯한 물자 흐름을 차단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 시설을 방패로 삼는다고 보고 학교, 병원 등 전쟁에서 공격이 금지된 장소들에서도 공습과 지상전을 펼쳐 민간인이 대규모로 살해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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