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D현대 첫 수주 '바다 위 LNG 터미널'…K-조선 새 먹거리 기대

뉴스1

입력 2024.08.18 07:21

수정 2024.08.18 11:07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자료사진, HD현대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자료사진, HD현대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HD현대(267250)가 처음으로 노후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해상 LNG 터미널'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노후 LNG선 개조가 국내 조선업계의 새 먹거리가 될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유럽 소재 선사와 3000만 달러 규모의 부유식 LNG 저장설비(LNG-FSU) 개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여년 된 13만 8000㎥급 LNG운반선을 FSU로 개조하는 작업이다. 2025년 상반기까지 개조를 마친 LNG-FSU는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인근 화력발전소에 LNG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번 LNG-FSU 개조 수주를 발판 삼아 LNG-FSRU(저장·재기화 설비) 개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FSU와 FSRU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액화 상태로 보관하고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육상에 공급하는 설비로, FSRU는 액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다시 기화시키는 설비도 갖춘다.

삼성중공업도 노후 LNG 운반선 개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LNG 운반선 개조를 포함해 전체 선박의 수리와 개조를 맡는 애프터마켓(AM)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의 실효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FLNG(Floating LNG)의 전 세계 발주의 절반 이상을 수주하는 등 업력을 쌓아 온 만큼, 관련 기술을 LNG 운반선 개조에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FLNG는 천연가스를 액화 상태로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저에 위치한 천연가스를 직접 시추할 수 있는 설비를 의미한다.

다만 거제 조선소의 도크가 포화 상태라 사업에 뛰어들 경우 생산 설비 추가 마련 조치가 필요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노후 LNG 운반선 개조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관련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유나 석탄에 비해 친환경적인 만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LNG 공급사인 셸에 따르면 LNG 수요는 2023년 4억 400만 톤에서 최대 2040년 6억 8500만 톤으로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셸은 특히 중국의 산업 수요와 동남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LNG 수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조가 신규 건조보다 경제적인 측면도 장점으로 꼽힌다.
통상적인 LNG 해상 플랜트가 건조에 3~4년 정도 소요되는 반면 노후 LNG 운반선의 FSU 개조는 빠르면 1년 내에도 가능하다.

근래 친환경 바람을 타고 LNG선이 대거 건조된 만큼 잠재적 개조 수요가 풍부한 점, 지정학적 불안정성 확대로 LNG를 해상으로 운송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LNG 운반선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 운송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어 FSU나 FSRU 개조에 대한 수요는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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