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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기 북부 지역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개통한 지하철 8호선 별내선 호재로 구리·남양주 일대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K-컬처밸리 무산 위기 등으로 고양 일대 집값은 1기 신도시 정비 호재에도 맥을 못추고 있다. 개발 사업 성패에 따라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18일 업계 및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12일 기준) 경기 남양주·구리 일대 아파트 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양주의 경우 0.08% 올라 지난주(0.02%)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구리 역시 0.06% 오르며 지난주(0.03%)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구리시 수택동의 '수택금호어울림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남양주시 다산동의 '다산 이편한세상 자이 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초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8억3000만원) 대비 5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인근의 'e편한세상 다산' 전용 84㎡ 역시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보다 5500만원 올랐다.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지난 10일 개통한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 개통의 영향이 컸다. 총 연장 12.9㎞의 별내선은 남양주 별내역과 서울 암사역을 잇는 광역철도다. 남양주시와 구리시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2015년 9월 착공해 9년 만에 개통됐다.
반면 오는 11월 선도 지구 선정을 앞둔 1기 신도시 정비 호재에도 고양시 집값은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주 고양 일대 아파트 값은 0.05% 올랐지만, 상승폭은 지난주(0.08%)보다 쪼그라 들었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 부지에 조성할 계획이던 이른바 'K-컬처밸리' 사업이 잠정 무산된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컬처밸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2만석)과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공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지난 6월 사업 시행자인 CJ그룹 계열사 CJ라이브시티와 체결한 'K-컬처밸리 사업 기본 협약'을 해지했다. 이에 주민 반발이 커지자 경기도는 최근 공영 개발로 추진 방향을 선회하기로 했다.
특히 직접적 수혜지로 꼽히던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0.01% 상승하며 지난주 대비(0.08%)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인접한 일산서구 역시 지난주 0.08% 상승에서 0.0%로 보합 전환됐다.
고양시 일산동구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공정률에도 사업이 정상화된다는 기대감에 부동산 침체기에도 어느 정도 가격을 방어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시장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 문화 관련 개발 사업 등은 지역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호재 중 하나다"며 "사업 성패에 따라 집값이 오르거나 하락하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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