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5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1조8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쓸어담았다.
돌아온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에는 반도체와 방산주가 대거 순매수 상위에 포함됐다.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급락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지난 9일 이후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1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8151억원을 순매수했다.
무엇보다 매수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순매도를 이어오다 6일 1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13일 1333억원, 14일 3917억원, 16일에는 무려 1조2144억원으로 매수 강도를 높였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했다'는 평가속에 미국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가파르게 확대된 것이다.
증시가 회복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도 물갈이가 이뤄졌다. 한동안 등을 돌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세를 가동한 것이 특징이다. 두 종목 모두 지난 9일 이후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들어왔고, 주가도 가파르게 반등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삼성전자는 8985억원, SK하이닉스는 7712억원에 달한다. 주가 상승 폭도 삼성전자가 9.26%, SK하이닉스는 22.22%로 지수 상승률(5.56%)을 웃돌았다.
외국인들은 방산주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급락장을 거치면서도 매수세가 식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순매수 금액은 697억원이다. 이달 7일부터 7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로템에도 376억원 순매수가 들어오면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에 올랐다.
지난 16일 순매도가 나오긴 했지만 한국항공우주 역시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종목이다. 지난달 26일 이후 15거래일 가운데 13거래일에 순매수가 유입됐다.
NH투자증권은 장기적으로 반도체가 주도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4·4분기 말께 주식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내년 사업계획 제시가 투자자들의 AI 투자 지속에 대한 확신을 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또한 완만한 소비 둔화, 견조한 투자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합으로 금방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정했다. 그러면서 선호업종으로 반도체, 전력설비, 조선, 원전 등을 꼽았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