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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41% 돈 벌어 이자 못 갚는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8 18:39

수정 2024.08.18 18:39

971곳… 3년 새 140개 늘어
고금리·경기 불황에 실적 악화
지난해 돈을 벌어서 이자도 못갚는 상장사가 1000곳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상장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상장사는 총 971곳(영업적자 포함)으로 집계됐다. 집계 가능한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2352개 기업의 41% 수준이다. 2020년 말 기준 832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새 약 140개 늘었다.

올해 1·4분기에는 실적이 집계된 상장사 1691개 중에서 794개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약 47%에 해당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글로벌 경기 불황, 업황 부진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다.
이자보상배율은 회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부채의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수치화한 것으로, 이 수치가 낮으면 기업의 이자지급 능력이 낮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1배 미만으로 나타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낼 수 없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대기업 계열사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2022년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24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수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85였고 올해 1·4분기는 0.73을 가리키고 있다. 한진칼도 수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형편이다. 코오롱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0.85를 기록하며 1 미만으로 떨어졌고, 올해 1·4분기는 0.73이다. 코오롱글로벌도 2021년 이자보상배율이 17.07이었으나 2022년 8.99, 2023년 0.26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1·4분기 기준으로는 0.05에 불과하다.

영화 상영관 사업을 하는 CJ CGV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CJ CGV는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이 됐다.

이렇다 보니 은행권 대출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이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12월 말 0.27%에서 지난해 말 0.52%로 높아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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