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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카오·토스뱅크, '사장님' 대출 총 3.9조…1년새 67% 급증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0 16:19

수정 2024.08.20 16:19

주담대 늘려 혁신 없다는 비판 속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늘려
‘독자적’ 신용평가모형..건전성 확보
고양시 배달 오토바이. 뉴시스
고양시 배달 오토바이.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양적 성장은 혁신이 아니라고 지적한 가운데 케이·카카오·토스뱅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금융소외 문제 해결이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신용평가모형을 토대로 실적 상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다만 경기 침체 속 버텨온 ‘사장님’들의 연체율이 오를 경우 인터넷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3조8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2조3373억원 대비 66.7%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1·4분기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148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2578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도 1·4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은 1년새 3배 가량 증가한 1조491억원이다.
사장님 대출을 가장 많이 내어준 토스뱅크의 1·4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조6994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7359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 활성화로 일반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무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끌어모은 인터넷은행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설립 취지에 걸맞지 않은 영업행태라는 비판이다.

지난 6월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터넷은행들이) 자산 성장을 위해 대환을 통해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고 있다”며 “다른 은행에서 심사해놓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방식의 영업은 혁신,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까지 더해지면서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팔라졌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사장님’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450조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라며 “올해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케이뱅크도 사장님 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통장인 ‘사장님통장’을 출시한데 이어 이달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도 출시하며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는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고객이 신용보증기금 보증 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 보증대출’을 지난 5일 출시했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담보로 또 대출 신청부터 서류제출, 보증서 발급, 대출약정과 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토스뱅크 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를 타는 소상공인 대출의 특성상 주담대 대비 연체율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장님’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 말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분기 말(0.48%)보다 0.06%p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2월(0.64%) 이후 최고치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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