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몰리는 '하츄핑' 100만 타이틀도 거머쥘까
자녀와 함께 왔다가…어른들 눈물샘도 자극
하츄핑 열풍에 '파산핑', '등골핑' 우스갯소리도
자녀와 함께 왔다가…어른들 눈물샘도 자극
하츄핑 열풍에 '파산핑', '등골핑' 우스갯소리도
[파이낸셜뉴스] "엄마 하츄핑 지금 들어가자" "아빠 빨리 와! 지금 시작한다니까!"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CGV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을 관람했다. 이 작품은 이모션 왕국의 로미 공주가 다양한 감정의 요정들과 겪는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초등학생들이 영화관에 대거 몰리면서, 표를 확인하는 직원이 나와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직원은 "하츄핑 관람 입장은 10분 전부터 시작입니다. 아이들 손을 꼭 잡고 입장해 주세요"라고 연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하츄핑 빨리 보고 싶다"며 부모 손을 이끌고 들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아이들은 영화 속 공주처럼 분홍색 치마와 구두를 신고 극장을 찾기도 했다. 모처럼 예쁜 옷을 입고 극장 나들이에 나선 아이들을 부모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영화 시작 시간이 되자 객석은 한두 자리를 제외하고 모두 가득 찼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기대감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다.
"한번 더 보러 올겁니다" 어른들도 빠진 '하츄핑'
기자 주변에는 초등학생 2~3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앉았다. 아이들 옆으로는 부모들이 앉아 함께 하츄핑을 관람했다.
엄마들은 혹시나 자신의 아이가 타인의 영화 관람을 방해할까 봐, 아이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영화 볼 때 떠들면 안 돼요"라고 말하는 등 이른바 ‘영화 매너’ 교육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자 아이들 사이에서는 곧바로 “하츄핑이다!” "엄마! 하츄핑 나왔어!"라는 외침이 객석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 아이들은 영화 관람 중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려, 객석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 상영 내내 하츄핑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아이들은 반응하며 하츄핑과 일종의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가 끝나고 객석에 불이 켜질 때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성인들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 하츄핑을 보러 왔다고 밝힌 20대 한 회사원은 "친구랑 하츄핑을 보러 왔다"면서 "어른들 사이에서도 하츄핑이 인기다. 영화를 한 번 더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감성도 떠 오르고,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또 영등포에서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고 밝힌 한 30대 중반 직장인 김모씨는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면서 "아이도 아이지만, 저도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강조했다.
'파산핑' 뜨거운 인기만큼 부모 지갑도 얇아져
하츄핑 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매장 진열대에는 하츄핑 관련 상품들이 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츄핑은 영화 관람은 물론 캐릭터 관련 각종 기념 상품이 아이들 부모 지갑을 열게 한다며 ‘파산핑(파산+하츄핑)’ ‘등골핑(등골+하츄핑)’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일까, 한 부모는 하츄핑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이날 딸과 함께 하츄핑을 보러 왔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박모씨는 "아이가 하츄핑을 너무 좋아해서, 보러 왔다"면서 "오늘 하루는 아이를 위해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츄핑 관련 소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웃어 보였다.
또 다른 한 30대 부모는 "하츄핑 인형을 딱 1개만 사기로 마음먹었다"면서 "며칠 전부터 아이와 함께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협상이 잘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아이가 좋아하니 그걸로 됐다"고 덧붙였다.
하츄핑이 인기를 끌면서 이동진 영화평론가를 둘러싼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이 평론가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B tv 파이아키아'의 '에이리언: 로물루스' 영화 리뷰 영상에 "좋은 말로 할 때 사랑의 하츄핑 부탁드립니다"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 평론가는 영화 비평을 요구하는 댓글에 "제가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러 갔다 혹시라도 어우…눈물바다로 못 일어날까 봐"라고 답변했다. 누리꾼들은 이 평론가에게 "비겁핑", "한줄핑", "눈물핑"이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CGV에서는 영화 관람객들에게 '하츄핑 코디 스티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자도 영화 관람 직후 아이들과 함께 줄을 서, 스티커를 받았다.
해당 스티커는 하츄핑에게 여러가지 공주 옷을 입힐 수 있는 등 자기가 직접 공주가 되어 귀여운 하츄핑에게 여러 옷과 장신구를 착용케 할 수 있다. 기자가 이 하츄핑 스티커를 들고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자, 아이들의 시선을 한 껏 받을 수 있었다. 그만큼 지금 하츄핑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하츄핑은 현재 1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은 개봉 1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67만125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 50만명을 넘겼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0위 성적으로, 100만 관객 고지까지 순항이 예상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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