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애 이겨낸 '환경미화원 엄마', 4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따뜻했슈]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0 09:06

수정 2024.08.20 11:16

50대 김연화씨 갑자기 쓰러져 뇌사.. 장기기증으로 마지막 선행
장기기증자 김연화씨(58)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뉴시스
장기기증자 김연화씨(58)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어릴 적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얻은 장애를 딛고 환경미화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가정을 꾸려온 50대 여성이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연화씨(58)는 지난해 12월8일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4명에게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1월 2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진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김씨는 쓰러지기 10개월 전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가족과 함께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해둔 상태였다.

그의 가족들은 김씨가 기증희망등록을 하면서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고 싶어 한다는 뜻과, 김씨가 어디에선가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뇌사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한다.


강원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씨는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가 휘는 장애를 안게 됐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마트 직원과 환경미화원 등의 다양한 일을 해왔다.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해 트로트 가수 안성훈의 노래를 가족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 김씨는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엄마였다.


또 김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누구에게든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다고 한다.

고인의 딸 박지희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