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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화재 원인? 배터리 충전량과 관계없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0 11:51

수정 2024.08.20 11:51

"배터리 관리 시스템으로 화재 위험 줄여"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차·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기아가 배터리 충전량은 전기차 화재와 무관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화재 위험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기술력도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20일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안전하도록 설계됐고, 문제 발생 시 '배터리 두뇌' 역할을 하는 BMS가 이를 차단·제어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화재 발생과 충전량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석에 힘을 보탠 것으로, 국내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안전성이 검증된 범위 내 배터리 충전 용량이 산정된다며 실제로 소비자가 완충을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에는 추가 충전 가능 용량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경우 g당 최대 275mAh(밀리암페어시)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는 이보다 낮은 g당 200∼210mAh만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도 베터리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사용 가능 용량을 일부 남겨두고 100% 충전치를 설정한다. 소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충전량 수치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각각 설정한 마진(용량 차이)을 제외한 것으로, 100% 충전이 배터리 용량 최대치까지 충전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에다 BMS가 사용 가능 용량을 재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에서도 일부 용량이 제외된다.

또 배터리 충전량은 배터리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내부 물리적 단락이나 쇼트를 발생시키는 핵심 요소가 아니라고 현대차·기아는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화재는 제조 불량, 외부 충돌 등에 따른 내부 단락으로 양극과 음극 간 전류가 흘러 열이 발생하며 시작된다. 여기에 분해된 화학물질로 생성된 산소 등이 더해지면서 발화로 이어진다. 다만 실제 발열과 화재는 충전량이 아닌 단락 위치와 면적, 사용되는 내부 물질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적은 충전량이라도 단락에 따른 화학물질의 반응 정도가 크면 화재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배터리 제조 결함이 없도록 철저히 품질관리를 하고, BMS를 통해 사전 오류를 진단해 화재위험 요소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현대차·기아는 전했다.

이런 면에서 현대차·기아의 BMS는 다중안전 체계를 바탕으로 총 3단계의 과충전 방지 기술이 적용돼 현재까지 관련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두 업체는 강조했다. 두 업체의 BMS는 주행과 충전 때뿐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이는 완충(100%) 상태는 안전성이 검증된 구간 내에서의 충전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라며 "배터리 사전 진단과 화재 전이 방지 기술을 보다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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